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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이 정의다”, 광화문광장 2만여 명 이석기 의원 석방 촉구

이석기의원 구명위원회, 60개 시민단체와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 열어

  • 기사입력 2019.07.21 16:12
  • 기자명 은동기 기자

-이석기 의원 옥중서한, “반세기 분단 적폐, 내란조작사건 재심 통해 극복”
-양심수 사면했던 보수정권보다 못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분노 넘쳐나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가 여성, 인권, 노동, 빈민, 종교 관련 60여개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주최·주관하는 '걷어라 철망! 열려라 감옥문! 이석기의원 석방대회'가 20일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이날 대회에 2만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잠정 추계했다.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가 여성, 인권, 노동, 빈민 등 관련 60여개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주최·주관하는 '걷어라 철망! 열려라 감옥문! 이석기의원 석방대회'가 20일 오후 4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은동기

이날 대회는 오프닝 퍼포먼스로 '이석기 의원 석방' 구호가 적인 10만장의 소원지를 달아놓은 초대형(30m x 201m) 그늘막을 8대의 대형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며 시작되었다. 소원지 한 장 한 장에 적힌 10만장의 소원지로 만들어진 초대형 그늘막은 이제까지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 집회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인상깊은 퍼포먼스로 기록될 전망이며, 양심수 석방을 갈망하는 국민들의 간절한 바램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석기 의원 석방' 구호가 적인 10만장의 소원지를 달아놓은 초대형(30m x 201m) 그늘막 ©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단 한 사람의 양심수 석방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대한 국민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보수정권에서조차 광복절 특사를 단행했던 역대 정부와 달리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는 현 정부가 올해에도 광복절 특사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촛불혁명의 중심축에 섰던 노동, 인권, 여성, 종교, 평화세력들의 국민적 분노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대회는 2만여 명의 참가자들로 광화문광장이 넘쳐났다. .

내란음모 무죄 판결에도 감옥에 가둬놓고 있는 문재인 정부

▲ 이날 대회에는 60개 시민사회단체와 2만여 시민이 참가했다. © 은동기

<이석기 내란음모조작사건>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이 대선에서 댓글 조작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정통성이 근본적으로 흔들리자 정치적 위기 국면을 전환시킬 목적으로 박근혜 정권과 당시 국정원이 당시 분당과정을 겪으며 상처를 입은 통합진보당과 이석기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아 조작한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음모, 조작 사건이다.

이 내란음모조작 사건은 통합진보당 분당 과정에서 당내 일부세력과 당시 일부 진보성향 지식인들과 논객들의 통합진보당을 향한 과도한 종북몰이가 자행되는 가운데, 박근혜 정권이 통합진보당을 향해 불을 지핀 종북 메카시즘이 어우러져 광풍으로 변하면서 대부분의 민주, 진보진영도 침묵,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시작된 건강한 진보정당을 사형시킨 사건이다.

이석기 내란음모조작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문명사회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헌정사의 최대 오욕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해방 이후, 독재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지켜 왔던 나라에서 이라한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는데 대해 국내의 양심적인 민주, 진보세력들은 심한 자괴감에 젖어 있다.

2015년 1월 22일, 대법원은 내란음모도 R/O도 없었다고 무죄를 판결하면서도 내란 선동을 유죄로 판결하고 9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조작사건 상세 보기>

한편 이석기 내란음모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에 박근혜 정권의 양승태 사법부가 관여했다는 여러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최근 최병모 변호사를 단장으로 한 <내란음모조작사건 재심청구 변호인단>이 꾸려져 재심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석기 내란음모조작사건이 해외로 알려지면서 세계의 진보적 양심세력과 평화세력들도 응원하고 나섰다. 지난 2013년 9월, 세계적 석학 노암 촘스키 등 미국의 진보적 인사 57명은 구속 기소된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석기 의원을 양심수로 규정했고, 2015년 2월 25일 연례 인권보고서를 통해 이석기 사건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대표적인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어서 6월 25일에 미국 국무부도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이석기 의원 구속에 대해 세계인권선언이나 주요 인권협약을 위반하는 “자의적 체포, 구금”이라고 지적했고, 지난해 11월 20일 불교계는 이석기 의원에게 24회 불교인권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함세웅 신부 “문재인 정권에서 왜 아직도 이석기 의원같은 의인을 가둬놓고 있나”

▲대회사하는 함세웅 신부 ©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사회자였던 윤희숙씨의 사회로 진행된 본 대회에서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는 대회사를 통해 “며칠 전 대전교도소에 가서 40분 동안 이석기 의원을 면담했다”면서, “문재인 정권에서 아직도 이석기 의원같은 의인이 왜 감옥에 갇혀 있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문 대통령을 비롯, 더불어민주당과 모든 정치인들은 이석기 의원을 석방하는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함 신부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의 고문으로서,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이석기 의원 구명운동에 나서는데 물꼬를 텄다. 그는 지난 7월 13일 ‘이석기 의원 석방! 대전-서울 도보행진’에도 직접 참여한바 있다.

▲ 대회 참가자들이 '석방이 정의다'라고 쓴 손펫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석기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해외 인사들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이석기 의원의 석방을 촉구했다. 토비아스 플리거 독일 연방의회 의원(좌파당 부대표)을 비롯한 좌파당 소속 독일연방 의원들은 영상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가 실현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는데도 평화를 위해 싸워온 이석기 의원은 아직 감옥에 갇혀 있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는 하나다. 이석기 의원이 즉각 석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운동가 클라우디아 하이트씨도 “우리는 지금 한반도에서 영구적 평화를 실현할 기회를 잡았다”며 “이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모든 평화를 애호하는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전 민변 회장 최병모 변호사 © 은동기

이어진 격려사에서 ‘사법정의 회복을 위한 내란음모조작사건 재심청구 변호인단’으로 재심소송을 이끌고 있는 전 민변 회장 최병모 변호사는 “이 사건은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사건을 완전히 조작한 사건”이라며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가 1964년에 조작했던 인혁당 사건, 1974년에 조작했던 인혁당 재건위 사건처럼 똑같이 조작하여 내란 선전, 선동으로 처벌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이어 “재심신청이 법원에 계류 중이고 조만간 심리에 들어갈 것”이라며 “법원이 재심개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많은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 은동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반도에 자주와 평화가 와야 한다는 정의와 양심의 외침을 벌써 7년째 감옥에 가두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제는 그 외침의 당사자인 이석기 의원이 단 하루도 지체 없이 바로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국민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면서 “민주노총 백만 조합원과 함께 정의, 양심, 평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힘쓴 이석기 의원을 석방시키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공동대표는 7년이나 옥에 묶여있는데도 이석기 의원은 접견 내내 웃으며 “동지들이 있어, 내가 있고, 동지들이 있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라고 말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이토록 선한 사람을, 이토록 조국과 민중을 사랑한 사람을, 어떻게 이다지도 모질게 가둬둘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도 북의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천지개벽 평화 번영의 새 세상이 다가오는데 여전히 종북 공세가 무섭고, 오직 이석기 의원만 안 된다니 이럴 수가 있느냐”고 격앙했다.

▲ 이상규 민중당 상임공동대표 © 은동기

이어 “촛불 이후, 평양공동선언 이후 답답하게 정체되었던 정세를 단숨에 뒤집어엎은 것은 바로 단결되고 조직된 투쟁의 힘이었다”고 강조하고 “지금은 일어서야 할 때이다. 노동자 따로, 농민들 따로, 시민들 따로 싸워서는 안 된다. 공장만 홀로, 건설만 홀로, 철도 홀로 파업할 때가 아니라 전면적으로 일어나 싸워야 할 때이다. 지금은 정규직 비정규직이 뭉쳐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학생, 여성과 시민이 뭉쳐서 3.1운동 하듯 한 날 한 시에 전국에서 들고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 1960년 4월 혁명이, 1980년 5월 광주가, 1987년 6월 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이 그랬듯이 항쟁의 거대한 불길을 올릴 때가 왔다. 이석기 의원을 석방하지 못한 이 정권이 뼈아프게 후회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을 저버린 민주당 정권이 자기 잘못을 알도록 해야 하고, 금강산 관광도, 개성공단도 열지 못한 소심하고 소심한 정권이 자기 얼굴을 보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조작사건은 분단체제가 낳은 괴물, 우리 스스로 극복해야”.

▲ 이석기 의원의 옥중서한을 낭독하는 김선동 전 통합진보당 의원 © 은동기

마지막에 김선동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이석기 의원이 옥중에서 보내온 서한을 낭독했다.

이 의원은 옥중 서한에서 “내란음모조작사건은 정치적으로 진출하는 민중을 위협하고 민중과 진보정치가 확고하게 결합하는 것을 방해한 모략”이었다며 “만약 공정한 법정에서 ‘내란음모’사건을 다루었다면 내란음모사건 역시 당연히 무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라도 잘못된 판결은 바로 잡혀야”한다고 강조하고, “그것이 우리 민족을 반세기 넘게 옥죄어 온 최악의 적폐인 분단을 극복하는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특히 “내란음모조작사건은 분단체제가 낳은 괴물이었다”며 “우리 스스로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민족의 평화와 번영은 빈 말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황교안씨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나, 그것을 통해 우리 사회를 촛불혁명 이전으로 되돌리려 하는 건 모두 헛된 꿈일 뿐”이라고 비판하고, “문재인 정부가 이들의 눈치를 보면서 지금처럼 좌고우면 한다면 역사는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며,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주춤거린다면 평화와 번영도, 통일도 늦추어질 수 밖에 없다. ‘자주’ 없이는 ‘통일’도 없다, 우리 민족의 새로운 백년을 출발하자면 오직 자주의 원칙 위에 서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최 측은 이날 광화문광장 대회에 앞서 오전 11시에는 이석기 전 의원이 복역하고 있는 대전교도소 앞에서 '자주 평화 정치인 이석기의원 석방대회'가 1천여 명 규모로 개최되었으며, 부산, 울산, 경남과 전남, 광주, 전북 등에서 출발한 대회 참가자들은 대전교도소 집회에 이어 4시 광화문 대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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