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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시민단체들, “핵의 역사를 끝내자 죽음의 역사를 끝내자”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74주기 광화문과 히로시마에서 동시 기자회견

  • 기사입력 2019.08.06 17:27
  • 기자명 은동기 기자

-북핵 폐기는 물론 지구상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야

-‘No Japan’을 외칠게 아니라 ‘No 아베’ ‘No Nuke’ ‘No War’를 외칠 때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이 투하된 지 74주년이 되는 8월 6일 오전 10시, 한국과 일본의 9개 시민단체들이 광화문광장과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인류와 지구를 위협하는 핵재앙을 벗어나 양국의 민중이 연대하여 전 지구적 핵폐기운동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74주년이 되는 8월 6일 오전 10시, 한국과 일본의 9개 시민단체들이 광화문광장과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인류와 지구를 위협하는 핵재앙을 벗어나 양국의 민중이 연대하여 전 지구적 핵폐기운동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 은동기

이날 기자회견에는 AWC일본연락회의, AWC한국위원회, 노동당반핵평화의제기구(준), 연꽃아래, 원불교환경연대, 청년정치공동체너머, 초록을그리다-for Earth, 평등노동자회,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 등 9개 단체가 참여했다. AWC는 '미·일의 아시아 침략과 지배를 반대하는 아시아 캠페인(Asia-Wide Campaign against the U.S.-Japanese domination and aggression of Asia)'의 약자로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미국 등 아시아태평양 시민사회가 모여 지난 1992년 결성한 단체이다.

단체들은 전쟁과 핵무기의 위험을 경고한 세대들의 호소와 폐기를 향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는 전쟁의 위협 속에 살고 있다면서 한반도 역시 북한과 평화적 통일과 비핵화를 향한 대화와 행보를 계속하고 있고, 민중들의 열망도 높아져 가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 등 전쟁을 부추기는 제국주의 책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은 단 한 번도 정의로웠던 적이 없었다”

▲ AWC한국위원회 허영구 대표 © 은동기

취지발언 AWC한국위원회 허영구 대표는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원전 철회 정책을 폈으나 다시 원전 5,6기를 재가동 중”이라며, “왜 일본은 핵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가. 미국이 용인만 한다면 일본은 당연히 플로토늄 추출을 통해 수백 개의 핵무기를 제조하려는 것이며, 핵발전소는 핵무기와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허 대표는 이어 “세계는 오늘 지구 전 도시를 16번 파괴하고도 남는다는 핵무기를 계속 생산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에서 북핵 폐기만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의 핵무장, 미·중·러가 핵무기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는데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핵 폐기는 물론 지구상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정치공동체 너머 양지혜 대표는 74년 전 원폭피해자들의 참상을 회고하며, “핵은 단 한 번도 정의로웠던 적이 없었다. 핵폭탄은 국적도 연령도 전투능력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을 절멸시켰다”면서 원폭 2,3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핵폭탄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그러면서 “‘핵을 군인이 아닌 노동자에게’라는 슬로건으로 운영되었던 체르노빌 핵발전소는 사고와 함께 영원에 가까운 재앙이 되었다”고 지적하고, “히로시마, 나가사키. 비키니 섬, 체르노빌, 쓰리마일 섬, 후쿠시마를 비롯한 한국의 많은 원자력발전소 등 핵 산업이 우리들을 절멸시킨 공간을 기억한다”며 “히로시마의 피폭은 우리의 삶과 떨어져 있지 않다. 좋은 핵은 없으며 핵에는 인격도 국경도 없다. ‘No Japan’을 외칠게 아니라 ‘No 아베’ ‘No Nuke’ ‘No War’를 외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일 민중 연대로 전 지구적 혁폐기 운동에 나서자!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핵발전과 핵무기 철페로 죽음의 역사를 끝내자'고 외쳤다. © 은동기

단체들은 ‘핵의 역사를 끝내자! 죽음의 역사를 끝내자!’ 제하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핵무기와 핵발전의 원료인 우라늄은 채취부터 운송 과정은 물론 핵발전소 건설 과정의 불법, 부실시공과 핵발전소 가동 내내 수많은 사고와 방사능 누출이 있어 왔으며, 10만년 이상 보관해야 할 고준위핵폐기물을 남기면서 후손 만대에까지 재앙이 되고 있다며 쓰리마일·체르노빌·후쿠시마 핵 참사 사례를 들어 그 가공할 피해를 경고했다.

이들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관련, 남북 판문점 선언, 6.12 북미 싱가포르 선언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과는 달리 남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으며, 문재인 정권의 ‘탈 원전’ 공약이 공약과는 달리 횡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평화헌법 9조 개악을 통해 군국주의의 길로 나아가려는 아베정권을 비판하고, 후쿠시마 핵폭발 사고 이후 지속되고 있는 방사능 누출로 인해 일본 전역이 오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한일 양국의 시민단체들은 세 차례의 핵발전소 사고가 인간이 핵을 통제할 수 없음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아시아 전쟁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보상, ▲전 세계의 모든 핵 폐기, ▲모든 핵발전의 즉각 중단, ▲핵 발전 신설·수출 저지, ▲지구상 해외 미군기지 철수, ▲핵발전과 핵무기 등 모든 핵 폐기를 요구했다.

‘피폭2세회’ 대표 "원자력에 평화적 이용이란 없다”

▲ '좋은 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모든 핵 폐기의 당위성을 말해주고 있다. © 은동기

또한, ‘8·6히로시마 푸른하늘식전’ 실행위원회인 피폭2세회 데라나카 마사키(寺中正樹)대표는 연대 메시지를 통해 원폭 투하로 인해 히로시마에서 약 14만 명, 나가사키에서 약 7만 명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갔다며 “일본인인 우리가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은 원폭 피폭자 중에 한반도 출신자가 히로시마에서 5만 명, 나가사키에서 2만 명, 합해서 7만 명이나 있었으며, 그 중 약 4만 명이 피폭 후 곧 사망했고, 살아남은 3만 명 중 약 2만 3천명은 간신히 자력으로 한반도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데라나카 마사키 대표는 1945년 1월에 미쓰비시 중공업(주) 나가사키 조선소에 국민 징용령으로 강제 연행되어 일하게 된 전 징용공이자 피폭자였던 김순길 씨가 1992년 일본 국가와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미불 임금과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일본인에게 “우리의 후손들에게 저와 같은 경험을 하게 하면 절대로 안 된다. 미츠비시에 강제 연행되어 임금도 지불받지 않은 채 위험한 노동을 시키고 노예와 같은 취급을 받은 것이 인간으로서의 굴욕이었다”는 발언을 인용했다.

그는 “원자력에 평화적 이용이란 없다”며 원전의 가공할 위험을 경고하고, 원전의 재가동을 용서하지 말고 모든 원전을 정지시킬 것과, 원전의 신증설, 수출을 막는 투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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