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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회 수요집회, "우리가 증인이다. 일본은 반성하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역대 최대 2만 명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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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08/15 [07:33]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일본 정부가 진정으로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위안부 기림의 날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00번째 수요집회가 열렸다.

 

▲  위안부 기림의 날이자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오늘,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00번째 수요집회가 열렸다.    © 은동기

 

이날 집회는 최근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배제에 따른 국민들의 격앙된 반일감정과 불매운동 확산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개최되었다. 

 

1992년 1월 8일에 시작한 이래 27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매주 수요일에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요구해온 수요집회가 8월 14일로 1,400회를 맞았다.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열린 이날 수요집회는 첫 집회 이래 최대 인원인 2만여 명의 각계각층 시민들이 운집하면서 일본대사관 앞은 시민들로 넘쳐났다. 
 
수요집회는 27년 전인 지난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내가 증인이다”라고 외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공개 증언한 후, 그 이듬해 1월부터 시작됐으며, 일본의 전시 성폭력을 고발함으로써 유엔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길원옥 할머니 “끝까지 싸워서 이기는 것이 승리하는 것”

 

▲  길원옥 할머니(왼쪽)   © 은동기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무더운 현장을 찾은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91)는 “이렇게 더운데 많이 오셔서 감사하다. 끝까지 싸워서 이기는 것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수요집회는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 미국, 일본, 뉴질랜드, 타이완 등 12개국 37개 도시에서도 집회가 열렸고, 각 단체들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연대의 뜻을 보내왔으며, 주최 측은 해외 집회현장과 연결하며 이 날의 의미를 공유했다.

 

집회를 주최한 정의기억연대(이사장 윤미향, 이하 정의연)는 “74년 전 광복을 맞이했지만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일본 정부가 진정으로 자신들의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요구하고 있는 ▲전쟁범죄 인정 ▲진상 규명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 7가지 요구사항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수요시위가 이어진 27년 동안 많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났다. 올해에만 다섯 분의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났으며,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0명이며, 모두 85세 이상이다.

 

‘조선일본군성노예및강제련행피해자문제대책위’ 연대사 보내와

 

▲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이 북한 측의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련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가 보내온 연대사를 낭독하고 있다.    © 은동기

 

이날 집회에서 정의기억연대는 북한 측의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련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이하 조대위)’가 보내온 연대사를 공개했다. 

 

북측의 조대위는 연대 성명을 통해 “일본은 패전 74주년이 되는 지금까지 전쟁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성노예는 ‘자발적인 의사’라고 주장하며, 피해자들의 모욕하고 있고, 강제징용피해자들의 정당한 사죄배상요구에 대해서도 경제침략의 칼을 빼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대위는 또 현재 한국 정부를 상대로 감행하고 있는 경제도발을 비판하며, “‘대동아공영권’이라는 일본의 위험천만한 전쟁책동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아베 정권의 과거 침략역사와 전쟁범죄 부정과 왜곡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과거의 침략역사와 범죄를 부정, 왜곡하고 삼천리 강토를 또다시 통째로 집어삼키려고 덤벼드는 일본의 아베 일당에게 무서운 철추를 내려야 한다”며 “20만 명의 조선 여성들과 아시아 여성들을 전쟁터에 성노예로 끌고 가 무참히 유린한 일본의 반인륜적 범죄를 반드시 결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은 기억하고 일본은 사죄하라'   © 은동기

 

정의기억연대는 1991년부터 4차에 걸쳐 이루어진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제3차 토론회의 북측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첫 증언, 1992년 12월 9일 ‘일본의 전후보상에 관한 국제공청회’에서 남측의 김학순 할머니와 북측의 김영실 할머니의 첫 상봉 이후, 지난 27년간 이어져오고 있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남북연대를 더욱 공고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박주민 최고위원 등 정치인들도 집회에 자리를 같이하고 1,400회를 맞는 수요 집회에 대한 소회와 각오들을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단상에 올라 사자후를 토하고 있다.    © 은동기  

 

박주민 의원은 “최근의 이 상황을 극복하고 지지 않는 나라, 휘둘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우리도 함께 하겠다”고 사자후를 토했다.

 

 

청소년의 일침, "먹으로 쓴 거짓은 피로 쓴 사실을 덮을 수 없다"


청소년들도 무대에 올라 일본을 규탄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미래의 희망, 청소년들이 단위에 올라 각오와 다짐을 밝히고 있다.    © 은동기

 

부안여자고등학교 송유경 학생은 “지난 4월 13일 부안에도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교과서에 쓰인 몇 줄로만 배웠던 것과 달리 책을 읽고, 친구들과 토론을 하면서 참혹하고 가슴 아픈 우리 역사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양은 “과거에 눈을 감아 버리는 사람은 결국 지금도 앞을 보지 못하게 된다. 아픔이 두려워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외면하면 안 된다”면서 “먹으로 쓴 거짓은 피로 쓴 사실을 덮을 수 없다”라는 촌철살인의 일침을 날렸다.

 

▲  시민들은 '우리가 증인'이라며 끝까지 일본과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 은동기

 

참가자들은 성명서에서 “28년 전 오늘 ‘내가 바로 증거다’고 외치며 일본정부의 가해사실을 최초로 고발한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은 분단선 건너 북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 각국 피해자들의 미투(me too)를 이끌어 냈다”면서 “그런데도 일본정부는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 없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담보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규탄했다. 

 

▲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은동기

 

이어 일본 정부가 2015년 한일합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주장하며 범죄사실과 법적책임을 부인하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데 대해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 없이 오히려 평화헌법 개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성명서는 일본 정부에 ▲전쟁범죄 인정 ▲일본군 성노예제와 관련한 진상 규명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죄와 배상 등 법적 책임 이행 등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에도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해 피해국 정부로서의 책임을 이행할 것을, 국제사회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유엔 차원의 진상조사 등을 요구했다.

 

한편 하루 전인 13일 오후에는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2019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날 기념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사실을 기록‧기억하고 이를 확산‧전승시키기 위해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는 미국 하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Mike Honda) 전 하원의원을 비롯한 전문가와 활동가, 연구자 150여 명이 참여해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오늘 오전에는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2019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행사도 열렸다. 이 기념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경애, 이옥선, 이용수 할머니가 참석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을 기념하고 김 할머니의 용기와 뜻을 이어받기 위해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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