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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가득 메운 10만여 ‘NO아베’ ‘지소미아 폐기’ 물결

광복 74주년, 역사왜곡·경제침탈·평화위협 아베 규탄 범국민 촛불 문화제 열려

  • 기사입력 2019.08.16 09:39
  • 기자명 은동기 기자

-비 내린 광복절, 도심 곳곳 'NO 아베' 물결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민주노총 등 전국 750여개 단체로 구성된 ‘아베 규탄 시민행동’과 ‘시민사회단체회의’ ‘광복74주년 8.15 평화손잡기 추진위원회’ 등은 광복절인 15일 오후 6시에 광화문광장에서 <역사왜곡·경제침탈·평화위협 아베 규탄 및 정의 평화 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광복절 74주년을 맞아 전국 750여개 단체로 구성된 ‘아베 규탄 시민행동’과 ‘시민사회단체회의’ ‘광복74주년 8.15 평화손잡기 추진위원회’ 등은 15일 오후 6시에 광화문광장에서 <역사왜곡·경제침탈·평화위협 아베 규탄 및 정의 평화 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 은동기

온종일 비가 내린 이날, 오전부터 광화문광장 일대와 구 일본대사관 앞은 ‘NO 아베’를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넘쳐났다.

주최 측 추산 10만 명의 시민들은 촛불을 밝히고 아베정권을 규탄하며, 친일적폐를 청산할 것과, 지소미아 폐기, 나아가 친일 보수 언론들의 행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일본 시민단체들도 아베 규탄에 연대의 목소리

▲'평화의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한 김서경·김운경 작가 부부 © 은동기

'평화의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한 김서경·김운경 작가 부부는 이날 무대에 올라 첫 발언에 나섰다. 김서경씨는 “나고야 아이치현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전에는 소녀상 외에 아베를 비판하고 천황을 반대하며, 평화헌법을 지키려는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었지만 3일 만에 중단되었다”며 아쉬움을 표명하면서도 “다음 날부터 전세계인들이 연대하며 많은 분들이 전시회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일본 시민들의 평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표현의 자유’를 다시금 생각게 한다”고 말했다. 김운경 작가는 현재 상영되고 있는 영화 ‘김복동’을 많이 관람해 줄 것을 호소했다.

▲'지소미아 폐기가 큰 결혼선물이 될 것'이라는 성치화·최경은 예비부부. © 은동기

지소미아의 폐기 여부가 결정되는 8월 24일에 결혼이 예정되어 있다는 중랑구 거주 성치화·최경은 예비부부도 단위에 올라 “우리는 신혼살림도 일본산을 불매한다. 경제보복과 전쟁범죄에 대해 단 한마디 사과도 없고, 오히려 과거를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전쟁가능한 나라를 꿈꾸는 일본에 우리나라의 정보를 넘겨주는데 대해 분노한다. 이 협정은 폐기되어야 한다. 지소미아 폐기는 우리에게 큰 결혼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일본의 시민단체들도 함께 연대의 뜻을 같이하며 참여했다. 일본 ‘평화포럼’의 후지모도 야스나리 대표와 회원들, ‘일한 평화연대’ 야마모토 가즈히데 대표와 회원들, ‘일한 평화넷’ 와타나베 겐지 대표와 회원들, ‘일본전국노동조합총연합’ 오다가와 요시카 의장 및 ‘전쟁반대 헌법구조수호 총참여행동 실행위원회 다카다 첸 공동대표 등이 무대에 올라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아베를 규탄했다.

▲ 일본의 양심적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국시민들과 연대 의사를밝히고 있다. © 은동기

‘전쟁반대·헌법구조수호 총참여행동 실행위원회’ 다카다 첸 공동대표는 “헌법 개악을 자기 역사적인 임무로 삼고 있는 일본 아베 정권은 일본의 전후 역대 정권 속에서 가장 악질적이고 반동적인 정권”이라며 “아베 정권은 일본 평화헌법 제9조를 폐기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 7월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우리는 일본의 야당과 손을 잡고 국회 의석 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려는 아베 정권의 목표를 막아냈지만, 아직 아베 정권이 다수당으로 새로운 정권으로 바꿀 수 없는 상황이어서 굉장히 억울하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NO 아베’ 피켓을 들고 나서야 하는 상황이 굉장히 마음 아프다. 이 책임은 아직 성숙되지 못한 일본 시민운동에게도 있다. 우리는 일본 시민의 이름으로 다시 전쟁의 길을 가려는 아베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한국과 일본 시민들은 서로 손을 잡고 아베 정권을 무너뜨리기까지 끝까지 싸워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 친일언론 조선일보 규탄 “종편언론의 특혜와 물적토대 환수해야”

▲언론노조 오정훈 위원장 © 은동기

언론노조 오정훈 위원장은 보수 언론들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오 위원장은 “아베정권의 무역규제 조치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조선일보와 보수언론들”이라고 강조하고, “이들이 지난 일제강점기부터 군사독재, 이명박·박근혜정권 하에서 저지른 반민주, 반민족, 반노동, 독재정권 옹호 등의 행태는 이루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조선일보가 한국의 전략물자가 북한에 유출될 수 있다는 기사를 팩트체크도 없이 추측성으로 내보냈고, 이를 후지TV가 조선일보발로 언급하면서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움직임이 급물살을 탔다.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는 일본어판에서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는가’라는 제목을 뽑았는데, 마치 일본 극우가 번역한 기사가 아닌가 할 정도로 저열한 수준이었다. 이런데도 친일신문 조선일보를 폐간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한일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외교적 해결책을 외면하는 좌파세력의 음해인가. 이쯤 되면 어느 나라 언론인지 의심해 봐야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오늘자 조선일보 칼럼에는 ‘국민총생산이 우리의 3배에 달하는 일본이 우리의 불매운동을 견디지 못하겠는가’라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우리의 불매운동을 보수언론들이꺾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창간 100주년이 되는 조선, 동아일보를 그냥 놔두거나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조선·동아 등 종편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받아놓은 종편 채널의 특혜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물적 토대부터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강제징용 사과하라’ ‘침략지배 사죄하라’ ‘경제침탈, 평화위협 규탄한다’ ‘촛불의 힘으로 새역사를 쓰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 양금덕 할머니가 강제노동에 징용되었던 당시의 고통스러웠던 날들을 증언하고 있다. © 은동기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배상 판결을 내렸던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강제징용을 당했던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91)는 “14살 때 일본인 교장이 ‘중학교를 보내주겠다’ ‘말을 듣지 않으면 부모님을 가두겠다’고 해서 일본 미쓰비시에 끌려갔다”며 “그 곳에서 중학교는커녕 하루 종일 일만 하고 제대로 돈도 받지 못했다”고 당시 겪었던 악몽의 고통스러웠던 나날들을 증언했다.

양 할머니는 1944년 5월 경, 국민학교 6학년 재학 중 교장과 헌병이 ‘일본에 가서 일하면 돈을 많이 벌수 있고 여학교에도 다닐 수 있다’며 담임교사가 지원자로 지명하여 동원 되었다. 부모님이 강하게 반대했으나 교장이 ‘지명을 받고 가지 않으면 경찰이 아버지를 붙잡아간다’는 말을 듣고 몰래 아버지 도장을 가져다 담임교사에게 주어 나고야 미쓰비시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되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 은동기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아베와 저 토착왜구들은 과거를 잊으라고 한다. 시민여러분, 74년 전, 이 땅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750만 명의 조선 민중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과거를 지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아베와 보수 정당, 보수언론들을 싸잡아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아베정권의 경제침략에 맞서 우리는 불매운동으로, 택배노동자들은 배송 거부로 싸우고 있지만, 재벌 대기업들은 지금의 사태가 어렵다며 도리어 자신들의 규제를 풀어달라고, 장시간 노동을 허용해 달라고 한다”며 “지금은 지난 시기에 잘못되었던 재벌 대기업들에 대해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 된다. 지난 시기 온갖 특혜를 독점하고 일본기술만 모방하고 의존해 온 저들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대기업들의 갑질을 해소하고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을 위한 구조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NO아베’와 ‘친일 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 확산 예고

▲ 'NO아베'와 '친일 잔재 청산'의 목소리가 촛불집회의 확산을 예고하고 있다. © 은동기

아베에 의해 촉발된 한일 간의 경제 전쟁이 장기간에 걸쳐 양국 간에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되면서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창출한 경험을 축적한 시민들이 ‘NO아베’와 친일 보수 언론들의 퇴출을 외치며 다섯 차례에 걸친 촛불 집회 동안 10만여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낸데 대해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3.1혁명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친일 잔재와 적폐 청산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아베정권의 한국에 대한 경제침략 행위가 기름에 물을 붙는 격이 되어 국민들을 강하게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해 외교 채널을 통한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설사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의 계기를 찾아 사태가 가라앉는다 해도 군사대국화를 지향하며 한국의 국력 신장을 견제하려는 일본의 저열한 정책이 지속되는 한 양국 관계는 장기적으로 갈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의 경제 전쟁으로 전세계의 경제상황이 날로 악화되는 가운데, 한국에 대한 아베의 일방적 경제보복 조치에IMF를 경험한 국민들이 일본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불매운동과 함께 잠재적 친일언론과 정치세력에 대한 강력한 척결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에스컬레이트되며, 다시 광장에서 촛불을 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집회 주최 측은 다가오는 8월 23일에 개최되는 제6차 촛불집회에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일본 대사관과 조계사, 종로를 거쳐 시청 앞 조선일보 사옥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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