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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22년 만에 ‘최고’ ...8월 취업자 수, 전년 대비 45만2천명 증가

경기 부진으로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

  • 기사입력 2019.09.11 21:11
  • 기자명 은동기 기자
오랜만에 고용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달 고용률(15세 이상)이 8월 기준으로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20년 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졌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전년 대비 40만명대로 올라섰다.

통계청은 11일 ‘8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45만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7년 3월(46만3000명) 이후 2년5개월 만에 최고 증가 폭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4%를 기록했다. 8월을 기준으로 199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실업률은 3.0%로 1999년 통계 기준 개편 때 수준으로 낮아졌다. 취업자는 많고, 실업자는 적은 고용시장 개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훈풍’의 절반은 정부가 만들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노인 일자리는 올해 들어 매월 약 10~20만명의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여기에 일부 제조업의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탔다. 구조조정으로 신음하던 자동차·조선 업종에서 취업자가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세가 둔화됐다. 전월 9만4000명에서 2만4000명으로 감소 폭이 줄었다. 반도체 업종의 고용 악화는 계속되고 있지만 자동차·조선 분야에선 회복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제조업 개선에 힘입어 도·소매업 고용 부진도 일부 해소됐다. 취업자 수 감소 폭이 5만3000명으로 전월(8만6000명)보다 감소했다. 1년 전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0만4000명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한몫을 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시장 한파가 일부 풀리면서 고용률은 40대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상승했다. 실업자는 취직, 구직활동 전 비경제활동인구로 돌아가는 2가지 경로가 있는데, 지난달에 실업자들이 숙박 및 음식점업 등에 취직을 많이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개선세가 이어질지 미지수다. 매월 약 10~20만개 일자리를 담당하고 있는 노인 일자리 사업은 연말에 끝난다. 올해 조기 시행으로 지난 1월과 2월에 출발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상당수는 9월, 10월에 종료된다. 정부가 11월, 12월까지 약 30만개 일자리의 기한을 연장할 방침이지만, 일부 일자리 공백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시 반토막 날 수 있다.

여기에다 저성장·저물가를 동반한 경기 부진이 깊어지고 있어 고용시장에 부담을 준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고용 악화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최근 생산 지표를 보면 소비와 건설투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며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늘어난 것이 앞으로 취업자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재정 일자리 사업이 조기 시행되면서 연말 종료 시 취업자 수 증가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좋은 성적표의 원동력은 정부 일자리 사업과 제조업 고용 회복흐름이다. ‘나랏돈’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가 취업자 수의 ‘절반’인 약 10~20만명을 견인했다. 자동차·조선업과 일부 서비스업의 고용 악화 상황도 개선됐다. 하지만 훈풍이 연말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연말에 재정 일자리가 종료되는 데다,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 취업자 수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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