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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예산으로 1% 초저금리 직원 주택대출

서민은 안심대출 못받아 애타는데..

  • 기사입력 2019.09.30 23:39
  • 기자명 손경숙 기자

한국은행이1%대 초저금리로 직원들에게 주택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중앙은행이 독립적 지위와 독점적 발권력을 이용해 방만 경영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김영진 국회의원(더불어 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간 직원들에게 연 1.5~1.9% 금리로 주택자금을 빌려줬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연 2.47~3.39%)와 비교해 1.0~1.5% 포인트 낮다.

한은이 지난 8월 직원들에게 주택자금을 대출하면서 적용한 금리는 1.7%로 시중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2.47%)보다 0.77% 포인트나 낮다. 이 대출금리는 2014년 2.7%에서 2015년 1.8%로 뚝 떨어진 뒤 현재까지 1%대를 유지해 왔다.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가 3.27%였던 2017년에는 절반도 안 되는 1.5% 금리로 주택자금을 지원했다.

한은의 직원 주택자금 대출금리 인하폭이 시중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폭보다 크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시중 대출금리가 2014년 3.55%에서 2015년 3.03%로 0.52% 포인트 내릴 때 한은 직원 대출금리는 2.7%에서 1.8%로 0.9% 포인트 꺾였다. 거의 배 수준이다. 시중 대출금리가 2016년 2.91%에서 2017년 3.27%로 오를 때도 한은 직원 대출금리는 1.5%를 유지했다.

한은의 직원 주택자금 대출 잔액은 말일 기준으로 2015년 43억6900만원, 2016년 38억5600만원, 2017년 37억2400만원, 지난해 39억3400만원에 이른다. 1인당 대출 한도는 5000만원이다.

한은의 이 같은'제 논에 물대기식 직원 복지'는 급여성 복리후생비 예산을 편성할 때 기획재정부 승인을 받지만 주택융자금은 자본예산 중 직원 대여금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1%대 셀프 대출’은 일반 서민이 0.01% 포인트라도 이자를 낮추기 위해 여러 은행 창구를 두드리는 현실과 상당한 괴리를 노출한다. 지난 16일 연 1%대 대출상품인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됐을 때 온라인 접수 창구인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는 신청자가 몰려 마비되기도 했다.

방만 경영 정상화 관련 기재부 지침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이 직원에게 주택자금 등을 빌려줄 때 시중금리를 감안해 이자율을 정하도록 한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독립된 통화신용정책기관이라는 지위상 이같은 지침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발권력을 통해 예산을 만드는 한은이 사내 복지기금도 아닌 예산을 재원으로 삼아 시중금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낮은 금리로 직원에게 주택자금을 융자하는 것은 서민들의 박탈감을 가중시키는 특혜 행위”라며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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