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태풍 '미탁'으로 대구·경북 4명 사망.2명 실종

영동선 관광열차 탈선...침수·붕괴 잇따라

  • 기사입력 2019.10.03 05:26
  • 기자명 신경호 기자
▲  물 폭탄에 침수된 삼척 시내

 

태풍 '미탁'으로 대구와 경북에서 사망자와 실종자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어제 2일 오후 9시쯤 성주군 대가면 대금로 인근 농로 배수로에서 A(76)씨가 급물살에 휩쓸려 119구조대가 급히 출동해 구조했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집중호우로 배수로가 막힐 것으로 예상해 물 빠짐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성주에는 이날 태풍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2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3일 0시 12분에는 경북 포항시 흥해읍 금장리에서 남편과 함께 배수로 작업을 하던 A(72)씨가 급류에 빠져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오전 1시 16분께는 경북 영덕군 축산면 B(66)씨의 집이 무너지면서 B씨 아내(59)가 매몰돼 사망했다.

또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강원 삼척에서는 3일 오전 1시쯤 산사태가 나면서 집을 덥쳐  안방에서 잠을 자던 김모(77세.여) 노인이 숨졌다.

 

실종자도 이어졌다. 3일 오전 0시 46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기북면에서 주택이 붕괴하면서 A(72)씨 부부가 매몰됐다. 119구조대가 A씨 아내(69)는 구조했으나 A씨는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2일 오후 9시 50분께는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계곡에서 승용차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하류로 떠내려갔다.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는 발견했으나 운전자는 찾지 못했다.이 차에는 인근 사찰 승려로 추정되는 운전자 1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청하면에도 태풍 '미탁' 영향으로 218㎜의 폭우가 내렸다.이날 하루 250㎜ 안팎의 폭우가 내린 영덕과 고령에서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고령군 덕곡면 후암2리 주민 30여명도 주택 침수 등을 우려해 마을회관 등에 3시간 가량 대피했다가 귀가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오후 9시 50분께는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계곡에서 승용차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집중 호우로 대구와 경북 곳곳에서 정전과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2일 오후 3시께 포항시 남구 송도동 한 변압기에 벼락이 떨어져 주변 지역이 1시간 동안 정전됐다가 복구됐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포항시내 저지대 도로 곳곳이 침수했다.환호동 해맞이공원 입구와 죽도동 죽도시장, 장성동 장성시장, 연일읍 영일고, 동촌동 포항제철소 정문 일대가 한때 침수됐다.김천 대곡동에서는 집중 호우에 차량에 갇혀 있던 주민 1명이 구조되는 등 인명 구조 요청도 잇따랐다.

 

대구에서는 중구 동성로 건물 3층에서 유리가 파손돼 길에 떨어졌으며, 달성군 구지면 도로의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구 수성구 일대는 낮시간 낙뢰로 신호등 19곳이 먹통이 됐다가 복구되기도 했다.

 

▲ 무너진 대구 달서구 용산동 한 담벼락

 

교통 통제와 여객선, 항공편 결항도 잇따랐다.대구 신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2일 밤부터 신천대교와 맞은 편 동로의 통행이 제한됐다.

 

포항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2일 하루 결항했고 대구공항과 제주, 인천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도 대부분 결항했다.포항과 영덕 등 동해안 항·포구에는 선박 3천여척이 대피했다.

  

▲  불어난 대구 신천에서 침수된 차량

 

민간·공공시설 등 재산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완도와 제주, 목포 등에서는 주택 101동이 침수되고 5동이 파손됐다. 창고 3동과 비닐하우스 8곳도 피해를 봤다.

경북 봉화에서는 영동선 관광열차가 산사태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들은 모두 대피했으며 코레일이 긴급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경남을 중심으로 14곳에서 도로 사면이 유실됐다. 제주에서는 학교 1곳의 지붕이 파손됐고 전남 완도군 완도읍 내 초·중학교와 중앙시장 등 13곳이 일시 침수됐다.

  

▲  삼척서 고립된 트럭

 

항공기 운항은 이날 6시 현재 모두 재개됐으나 여객선은 계속 발이 묶여 있다.

전날부터 부산∼제주 등 100개 항로에서 여객선 165척 운항이 통제되거나 결항했다. 부산·제주·마산·목포 등 주요 항만의 선박 입·출항도 통제되고 있다.  

한라산·지리산 등 21개 국립공원의 515개 탐방로도 아직 출입이 금지됐다.

전날 오후 9시 40분 전남 해남군에 상륙한 '미탁'은 밤사이 남부지방을 관통한 뒤 이날 오전 6시께 경북 울진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경남, 부산, 울산, 경북, 대구, 강원 영동에 발효된 태풍 특보는 점차 해제될 예정이다.

기상청은 그러나 이날까지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