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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망설존(齒亡舌存) 리더십(13) 리더는 믿고 맡겨야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

직원들이 리더를 믿고 의지하는 조직이라면 괜찮은 조직. 특히 리더가 직원들을 믿는 조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직’

  • 기사입력 2019.12.03 14:33
  • 기자명 김승동 기자

 

리더와 부하의 관계는 신뢰가 기본이 돼야 한다. 따라서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지원을 해 주돼 지나친 간섭이나 관여는 구성원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창의성이 중요시 되는 이 시대를 맞아 권한 위임은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 됐다.

옛부터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통용되는 ‘사람 쓰는 법’이 있다면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되, 일단 쓰기로 한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의 가르침이 있다. 중국 송사(宋史)에 나오는 이 말은 동양적 용인학(用人學)의 근간으로서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지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 번 믿고 일을 맡기면 주변에서 아무리 흔들어도 그 신뢰를 깨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주는 것이야 말로 정말 품격이 느껴지는 용인(用人) 철학이 아닌가.

 

제대로 된 리더는 부하와 조직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특히 근거없는 비방에 현혹되거나 믿지 말아야 한다.자기가 발탁해 놓고 얼마가지도 않아 그 직원을 못마땅하게 여기거나 그 직원에 대한 근거도 없는 온갖 세상 이야기로 못살게 군다면 그는 리더가 아니다.

 

최근의 국가 경영이든 기업 경영이든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일들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리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그 결과를 챙기는 것이 사실 불가능하고 또한 바람직하지도 않다. 만약 사소한 일 하나 하나마다 리더의 결정을 다 따라야 한다면 개인의 상상력과 다양성을 사라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한국 중견기업 CEO의 대부분은 회사에서 가장 일찍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고 가장 일을 많이 하고 가장 바쁜 사람이다. 그들은 ‘자기가 없으면 회사가 안돌아가는 줄로 생각’하며 직원들을 믿지 못하고 세세한 일까지 일일이 체크를 하고 때로는 직원들의 일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이 그 일을 직접 처리하기도 한다. 직원들이 자신처럼 회사에 헌신하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음에 분노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이들 CEO들에겐 사실상 ‘휴가’란 없다. 해외여행이나 휴가를 가서도 수시로 이메일을 체크하고 전화를 하는 등으로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리더들은 ‘조직 에너지 총량(總量)의 법칙’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리더가 앞에서 설치며 조그만 일까지 미주알고주알 다 챙기기 시작하면 리더 한 사람의 에너지는 올라갈지 모르지만 구성원들은 뒷짐을 지게 함으로 그들의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조직 전체의 총량 에너지는 변함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리더 역할의 핵심은 스스로를 ‘슈퍼맨’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도 너무 맹신하지 말고 자신이 뽑고 고용한 직원들을 믿고 일을 책임지게 맡기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리더가 말단 조직원들의 일까지 다 챙기고 간섭한다면 그 조직에는 미래가 없다.왜냐하면 조직은 ‘역할들의 묶음’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모든 역할을 다 한다면 다른 구성원들의 할 일이 없어지면서 역할들 간의 연대는 느슨하게 되고 종국에는 그 조직은 해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리더를 믿고 의지하는 조직이라면 괜찮은 조직이다. 특히 리더가 직원들을 믿는 조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직’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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