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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년 전 서울거주 美민간인 소개령"

피터 버건 신간 '트럼프와 장군들'에 일화 소개

  • 기사입력 2019.12.11 11:50
  • 기자명 김다원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17년 서울 거주 미국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소개령(대피 명령)을 내리려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CNN 안보 분석가 피터 버건의 신간 '트럼프와 장군들:혼돈의 비용'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버건은 이 책에서 "2017년 9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친정부 매체 폭스뉴스를 보다가 돌연 국가안보 고위 관료들에게 "그들(미국 민간인들)은 (서울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폭스뉴스에는 퇴역장성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비선 국가안보 고문으로 알려진 잭 킨 전 육군참모차장이 출연해 미국이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서는 "주한미군 가족들을 한국에 보내선 안 된다. 가족 동반 없이 군인들만 보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처음에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했다고 생각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소개령을 내릴 것을 명령하자 한 고위 관리는 미국이 전쟁에 돌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로 비칠 수 있으며 한국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고 만류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가서 그렇게 하라(Go do it)!"라고 일갈했다고 버건은 책에 적고 있다.

이에 국방부 관리들은 경악했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건 정말 복잡한 문제"라며 "이에 대해 검토할 시간을 주셨으면 한다. 그러면 다른 선택지를 제시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자 이 명령을 철회했다고 버건은 전했다.

이는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이 백악관의 지시를 무시했던 여러 사례 가운데 하나였다고 버건은 전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전 장관에게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선박을 요격하라는 등 괴상하고(bizarre) 충동적인(impetuous) 명령을 내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4월 대북 브리핑 도중 참모진들에게 서울 시민 1000만명을 이주시킬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밤중에 찍힌 한반도 위성사진을 보고 빛이 보이지 않는 북한을 바다로 착각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어둠이 깔린 북한을 가리키며 "저 부분이 바다냐"고 참모진에게 묻기도 했다고 버건은 전했다.

이후 사진을 자세히 본 트럼프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서울을 보고는 "왜 이렇게 북한과의 국경과 가깝냐"며 "그들(서울 시민들)은 모두 이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브리핑에 참석했던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한 것인지 아닌지를 몰라 어리둥절해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 시민들이 움직여야 한다고 재차 반복했다고 한다.

두 사례를 두고 책의 저자인 버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무지하고 충동적인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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