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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증

  • 기사입력 2019.12.30 11:29
  • 기자명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냉증이란 환자 스스로 신체의 어느 한 부위에 차가운 느낌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차가운 느낌이 주로 손발에 나타나기 때문에 수족냉증(手足冷症)이라고도 한다. 주로 여성에게서 잘 나타는데, 여성이 열을 생산하는 근육이 부족한 반면, 자율신경계와 혈관의 수축과 확장에 영향을 주는 여성호르몬의 변화는 크기 때문이다.

냉증을 신체의 모든 곳에서 느낄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보통은 손발이 시리다고 호소하는데, 여름에도 양말을 신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시리고, 실내에서 옷을 두껍게 입고 있어도 한기를 느낀다구 한다. 손발 이외의 증상을 동반하거나 단독으로 호소하기도 하는데, 추위를 많이 타고 감기도 자주 걸리거나, 윗배나 아랫배가 차다고 하거나, 선풍기 바람만 쐬도 뼈마디가 시리다 아프다고 하거나, 몸은 차가운데 얼굴로 자꾸 열이 오른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냉증의 원인은 신경의 압박이나 염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빈혈이나 저혈압, 골반의 울혈 등 다양하나, 임상에서는 혈액순환의 장애로 인한 냉증이 가장 많다. 여성의 임신, 출산, 폐경 등 급격한 호르몬 변화나 불규칙한 생활습관, 과로, 스트레스에 의한 자율신경계의 이상이 말초혈관 수축 등을 유발하여 혈액순환 장애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환경호르몬에 대한 노출이나 인공 조미료가 많이 첨가된 음식 섭취에 의한 면역계의 교란도 혈액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간혹 수족이 유난히 차거나 양손, 특히 손가락이 한냉에 노출 되었을 때에 발작성으로 창백하거나 청색을 일으키는 레이노 현상(Raymaud’s phenomenon)이 나타난다면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은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레이노 현상이지만, 전신성 경화증,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교원섬유 질환이나 죽상동맥 경화증과 같은 동맥 폐쇄성 질환에 의한 이차성 레이노 현상일수도 있기 때문에 보다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근본적으로 기(氣), 혈(血), 수(水) 세 가지가 인체에 정상적으로 잘 흐르지 못하는 것을 냉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부위별로 얼굴 부위가 찬 것은 위와 소화 기능의 힘이 부족해서 오는 경우가 많고, 손발이 찬 것은 혈액과 호르몬의 개념인 혈(血)이 부족하거나, 그 혈을 움직이게 하는 기(氣)의 힘이 모자라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 좋지 못한 수분이나 그 독이 머물러 발생하기도 한다. 생식기 주변이 차가운 것은 몸 속 장기가 서로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여 따뜻하게 해주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한의학적 치료는 체질에 따라 부족한 오장육부의 기능을 보충해주고 기혈의 순행을 좋게 하고 및 수분 대사의 이상을 해소해주는 한약을 투여하여 자율신경기능을 정상화시키고 호르몬계의 불균형을 조절하고 면역기능을 개선시켜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치료를 받게 되면 수족냉증 뿐만 아니라 복통 설사와 같은 소화기 장애, 생리통 생리불순과 같은 자궁의 이상이나 뼈마디가 시리고 아픈 관절의 문제도 대부분 함께 개선된다.

아울러 평소에 냉증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며 따뜻한 옷차림으로 기혈의 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옷차림은 두꺼운 옷 하나를 입는 것보다 가벼운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훨씬 보온 효과가 좋다. 찬 음식, 인스턴트나 기름진 음식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인삼, 홍삼, 생강, 대추, 꿀 등은 체내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지만,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지나친 음주, 흡연, 과로 등은 금물이며, 혈관 손상과 혈액순환 장애를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에 대한 관리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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