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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혐오표현에 제동

국회의장, 정당, 선관위에 정치인 혐오표현 예방·대응 방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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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12-31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이하 인권위)는 30일 국회의장과 각 정당대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정치인의 혐오표현을 예방하고 시정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 혐오표현 자정과 예방 의지를 천명하는 입장표명이나 선언을 추진하고, <국회의원윤리강령> 등에 혐오표현 예방·대응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청했다.

 

각 정당대표에게는 혐오표현 예방과 대응을 약속하는 선언을 추진하고, 선거과정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며, 정당의 윤리규정에 혐오표현 예방과 금지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정당 구성원을 대상으로 혐오표현과 차별에 관한 교육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는 정치인의 혐오표현 자정을 유도하는 입장표명 등 선거과정에서 후보자들이 혐오표현을 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강구하기 바란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2019년 혐오표현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인용, 국민 10명 중 6명이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혐오를 조장한다고 평가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혐오표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치인의 혐오표현의 문제점을 밝히고, 혐오표현을 예방하고 시정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그러면서 혐오표현이 끼치는 세 가지 사회적 해악을 짚었다.   

 

첫째, 혐오표현은 그 대상집단 구성원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집단을 열등한 혹은 불결한 또는 위험한 존재로 규정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위축감, 공포감, 좌절감뿐만 아니라 자기비하나 자기부정을 야기한다.

 

둘째, 혐오표현이 야기한 두려움과 위축 효과로 인해 혐오표현 대상집단은 공론장에 참여할 실질적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이 만연하게 되어 공적 토론의 장 자체가 왜곡될 수 있어 다양성과 다원성을 본질로 삼는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셋째, 위와 같은 해악성이 결합되어 궁극적으로 혐오표현 대상집단에 대한 차별을 공고화 하고 불평등을 지속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즉 대상집단 구성원의 인격을 저해하고 공포감을 심어 자기비하와 자기부정을 내면화 하도록 하여 차별의 상황을 수용하게 하고, 사회전체로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확산시켜 제도적으로 차별을 지속하게 하고 불평등 시정을 회피하게 만든다.

 

인권위는 또 장애인단체 대표 등 진정인들이 2019년 1월부터 10월까지 전·현직 국회의원인 피진정인들이 “정치권에는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이 많이 있다” “그 말을 한 사람을 정신장애인이라고 말한다” “정신병 환자가 자기가 병이 있다는 것을 알면 정신병이 아니다”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 “신체장애인보다 못한 더 한심한” 등의 장애인을 빗대어 상대방을 비하하고, “웃기고 앉아 있네 진짜 XX 같은 게”라는 욕설을 사용한 것은 장애인을 차별한 것이라며 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인권위는 「헌법」 제10조에서 정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규정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3항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규정을 들어 “꿀 먹은 벙어리” “정신병자” “병신” 등의 표현 행위는 장애인을 열등한 존재로 낙인찍는 것일 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ㆍ혐오를 공고화하여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나 차별을 지속시키거나 정당화시키는 것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진정인과 같은 정치인 등은 인권 존중의 가치를 세우고 실천하는데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로서 개인과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비유대상으로 장애인을 언급하며 장애인 비하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예방할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특정되어 피해 구제가 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조사가 가능하나, 장애인 집단을 예로 들어 표현한 경우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사건은 각하했다면서 “그럼에도 피진정인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사회에 미치는 해악적 영향력이 크기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차별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촉구하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번 의견표명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정치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혐오ㆍ차별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관심과 주의를 촉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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