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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2019년 당신과 함께 이룬 10개 환경성과’

노후 석탄화력·월성1호기 폐쇄, 금강·영산강 보 개방 등

  • 기사입력 2019.12.31 18:45
  • 기자명 은동기 기자

여느 해와는 달리 올해는 환경운동 활동가들에게 무척 힘든 한해였다. 개발시대에 청정지역이었던 충청지역의 서해안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잇달아 들어서면서 충청도는 어느덧 전국에서 가장 공기가 혼탁하고 미세먼지가 많은 ‘오염지역’으로 변했고, 원전의 잦은 고장은 국민들의 가슴을 쓸어안게 했다. 
  
또한, WTO 제소 끝에 승소한 후쿠시마 지역으로부터의 수산물 금수조치, 정부의 계획대로 개방되지 않고 있는 4대강 보 개방 문제,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오염물질로부터의 안전 보장, 향후 태평양에 방류할 것으로 보이는 방사능 오염수 문제에 대한 대책 등 어느 것 하나 간단치 않은게 없다. 

지구를 구하려는 전세계적 캠페인은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와 아마존 유역의 열대우림 화재 등도 지구 위기를 부추기는 요소이다.  지구를 돌아보면 어느 한곳 위기가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지구는 병들어가고 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스웨덴의 어린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영웅시되는 사회는 분명 불행한 시대임에 틀림없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Ipsos MORI)가 국제앰네스티의 의뢰를 받아 22개국에서 일명 Z세대로 불리는 18세에서 25세 사이의 청년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인류의 미래(Future of Humanity)> 설문을 진행한 결과,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기후변화’와 ‘오염’을 꼽은 것은 실로 많은 것을 우리에게 시사해 주고 있다.

‘지구의 벗’ 환경운동연합은 27일, <2019 환경운동연합이 당신과 함께 이룬 것들> 이라는 자료를 통해 올해에 성취한 10가지 환경성과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10가지 성과는 우리가 직면한 환경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 노후 석탄화력 조기 폐쇄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 환경운동연합은 미세먼지와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강력하게 주장해 온 결과, 올해 11월, 정부가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통해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인 석탄화력발전소 중 노후 석탄화력 6기를 조기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수도권 인근 석탄화력발전소 중 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장 많은 충남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도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환경운동연합과 당진환경연합은 충남도민들과 함께 범도민대책위를 꾸려 보령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충청남도 내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를 요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 월성원전 1호기 폐쇄 확정

12월 24일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의에서 월성 1호기에 대한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가 승인되어 위험한 원전,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해 영구정지가 결정되었다.

 

1983년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1호기는 이미 2012년에 설계수명인 30년을 채웠으나 월성원전의 운영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10년 수명 연장을 추진했고, 이에 시민 2,166명이 원고가 되어 월성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2017년 2월, 서울행정법원에 의해 수명연장 처분 취소판결, 즉 원고 승소판결이 내려진 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영구정지 결정을 차일피일 미뤄오다 드디어 올해,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최종 승인함으로써 고리1호기에 이어 두 번째로 폐쇄되는 핵발전소가 되었다.

□ 시민 5천명 모여 기후위기 비상행동

9월 23일 유엔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 약 160개국 수천 개 도시에서 약 700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왔다. 한국에서도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300여개 시민단체들이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구성해, 21일 서울 대학로에서 비상행동 집회를 펼쳤다. 이 집회에 시민 5천명이 함께해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전국 11개 지역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졌으며,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다.

 

□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환경부 ‘부동의’ 결정

지난 4년간 강원도 양양군은 이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놓기 위해 여러 탈법과 불법을 저지르며 사업을 강행하려 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과 속초고성양양환경연합은 지역과 중앙의 단체들과 연대해 설악산 케이블카를 막기 위해 노력해온 끝에 올해 9월, 드디어 환경부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최종적으로 부동의 결정을 했다.

 

□ 공원일몰제로부터 도시 공원 지키기 발판 마련

2020년 7월이면 사라지는 도시공원들을 지키기 위해, 환경운동연합은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을 요구해왔으며, 올해 5월, 정부는 대상지 중 국공유지에 대해 10년 정책 유예, 그리고 지방채 이자 70%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도시 공원을 지킬 수 었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나 아직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도시공원일몰제에서 국공유지 전체를 제외할 것, 그리고 지역이 공원부지를 매입할 시 원금의 50%를 중앙정부에서 지원할 것 등이 환경운동연합의 요구사항이다.

□ 금강 영산강 보 개방 및 처리방안 마련

4대강 자연성회복을 위해 16개 보 수문 개방과 처리 방안을 마련하라는 환경운동연합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전달한 끝에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금강, 영산강의 수문 개방이 시작됐다. 수문 개방의 결과 수질이 개선되고 모래톱이 복원돼 흰수마자와 흰목물떼새가 다시 돌아오는 등 자연성 회복의 희망을 확인하는 성과도 있었다.

 

□ 시민이 만든 화학물질 정보제공 사이트, ‘화원’ 오픈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높아지면서,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16년부터 시민을 대신해 생활화학제품의 성분과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생활화학제품 팩트체크 캠페인」을 펼쳤다. 이 캠페인을 통해 많은 기업과 유통회사들이 제품의 전성분 정보를 환경운동연합에 제공해주었으며, 이러한 자료들을 모아 시민이 만든 생활화학제품 정보 사이트 ‘화원’이 오픈되었다.

□ 미세먼지 고농도 계절 석탄발전 가동 중지 확대

환경운동연합은 겨울과 봄철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발전소 절반의 운영 중단을 요구해왔으며, 올해 9월 30일,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가 1차 국민 정책 제안을 발표하면서 12~3월 동안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을 14~22기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후쿠시마농수산물 WTO 제소 승소

한국정부는 2013년 9월,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임시특별조치를 시행했지만, 일본정부는 이와 같은 한국정부의 조치를 WTO에 제소했고, 올해 4월, WTO는 한국정부의 수입금지 조치가 WTO협정에 합치한다고 최종 판정했다.

그동안 환경운동연합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일본산 수산물 수입 대응 시민 네트워크를 꾸려 캠페인을 진행하고 28,000명의 반대 서명을 전달했다. 올해 4월 WTO판정 직전에는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함께 일본 후생노동성의 농수축산물 방사성물질 검사결과 자료를 분석해 후쿠시마와 인근 8개현의 농수산물에서 더 많은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음를 밝혀내기도 했다.

 

□ 석포제련소 단기 조업정지 처분

환경법 위한 50건 이상, 폐수처리시설 불법 운영, 대기오염물질 측정 자료 조작 등 이 많은 불법의 기록은 그동안 1,300만 영남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최상류에서 한 기업이 벌인 일입니다. 그 기업은 바로 영풍문고로 잘 알려진 영풍그룹의 석포제련소이다.

영풍석포제련소는 지난해 70여톤의 폐수를 무단 방류한 것이 적발되면서 경상북도로부터 조업정지 20일 행정처분을 받았으나 영풍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올해 8월 첫번째 판결에서 법원은 영풍의 청구를 기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운동연합을 응원하고 지지해준 시민들과 후원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여러 성과들을 만들기도 했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었으며, 올해의 아쉬움을 발판으로 내년에는 더욱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활동들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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