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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악화되는 호주 산불은 기후변화가 만든 재난”

야생동물 10억 마리 희생., 코알라는 멸종 위기

  • 기사입력 2020.01.15 08:33
  • 기자명 김하늘 기자

화학물질에 의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기상이변, 산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에게 지난해는 악몽의 한해였다. 특히 지난해는 지구의 29%를 차지하고 있는 지표면이 대규모 산불로 인해 신음했던 해였다.  

 전례없는 대형 산불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호주 남동부 지역. 인명피해를 넘어 호주를 상징하는 코알라 등 야생동물과 가축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지구는 네 번의 초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몸살을 앓았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지역과 미국 서부 켈리포니아 지역 그리고 아마존 열대우림에 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지역에서의 초대형 산불이 지구의 허파인 울창한 산림을 불태우며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로 지구는 숨이 막혔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의 피해 범위는 너무 광대해서 미국과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온 소방대원들까지 동원되고 있지만,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과 강풍 때문이다.

지난 12주간에 걸쳐 불타고 있는 호주 산불의 연기는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태평양 너머 남미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도 목격됐을 만큼 그 위력이 엄청나며, 인명피해와 실종자가 속출하고 있고, 현재까지 서울시 면적의 100배에 이르는 곳이 잿더미로 변했으며, 이 기간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호주 연간 평균 배출량의 3분의 2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재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다. 호주의 전문가들은 최근의 호주 산불로 인해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희생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호주를 상징하는 코알라의 경우, 움직임이 느려 불길을 피하지 못한 데다 산불로 서식지의 80%가 파괴돼 멸종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호주 남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인해 현재까지 남한 면적의 절반 정도 되는 면적이 불에 탔고, 최소 24명이 사망했으며, 뉴사우스웨일즈주와 빅토리아주에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되었고, 3개 주 10만명 이상의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호주 골드코스트 지역에서 발견된 코알라. 등이 그을린 어미 코알라가 아기 코알라를 보호하듯 안고 있다.   

야생동물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주는 캥거루, 코알라 등으로 대표되는 유대류의 주 서식지이지만, 이번 대형 산불로 코알라 서식지의 30%가 훼손되었고, 뉴사우스웨일즈 중북부 해안에서는 전체 코알라 중 1/3에 해당하는 8,000마리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코알라와 캥거루 같은 유대류의 멸종까지 경고하고 있을 정도로 이번 호주의 산불 상황은 심각하다.

기후변화가 만든 대형 산불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의 가장 큰 배경으로 기후변화를 꼽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긴 가뭄으로 인해 화재가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으며, 지난해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광범위한 가뭄과 매우 낮은 습도, 많은 지역에서 나타난 평균 온도 보다 높은 기온, 그리고 ‘남반구 극진동(Southern Annular Mode)’에 의해 유발되는 강한 서풍은 모두 인간에 의해 야기된 기후변화로 이전보다 더 심각해졌으며, 이러한 현상은 호주 동부 해안의 넓은 지역에서 충돌해 매우 특이한 산불 발생 조건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시베리아 산불은 캘리포니아, 아마존 산불 규모의 3배 정도였으며, 현재의 호주 산불은 시베리아 산불의 2배 정도 더 큰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호주의 산불은 2018년 산불 시즌에 26만 헥타르가 불에 탔지만 2019년은 100헥타르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019년 12월 5일부터 2020년 1월 5일까지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을 NASA에서 화재관측위성 데이터로 3D화한 사진.  

지구가 보내는 기후위기 신호, 석탄 줄이고 재생에너지 확대해야

환경운동연합은 “되돌릴 수 없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매일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 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호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호주는 세계 최대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전 세계 석탄 수출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화석연료와 산업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 2005년도 보다 7% 이상 늘어났다.
 
호주 시민들은 직접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일에도 뛰어들고 있다. 지역 야생동물 구조센터나 관련 기관들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구조된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돌보는 일에 협력하고 있다.

화재가 끝나면 빅토리아주 지역의 복구를 위해 청소와 건축 그리고 생태복원 작업 등을 주민들과 함께 펼칠 예정이며,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세계 3대 환경단체 중 하나인 지구의벗 호주의 멜번지부(Friends of the Earth Melbourne)는 이번 산불 이후 빅토리아주의 자원 소방관들을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열고, 지역의 야생동물 센터인 Animal Rescue Collective의 야생동물 구조와 케어 활동에 협력하고 있다.

한편 지구의벗 멜번과 연대하고 있는 지구의벗 한국지부인 환경운동연합도 이에 동참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보내주는 소중한 후원금을 지구의벗 멜번으로 전달해 산불 진화와 복구, 야생동물 보호활동에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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