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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프락치 공작사건, 유엔 특별보고관에 진정서 접수

국정원 ‘프락치’공작사건 유엔 개인진정 제기 및 향후 법적대응 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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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20-01-17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프락치'를 포섭, 불법사찰과 공안사건을 조작한 이른바 '프락치 공작사건'이 유엔 특별보고관에게 진정서로 전달된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 와 국정원 프락치 공작 대책위 및 국정원 민간인 사찰 대책위는 14일, 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대응 계획을 밝혔다.   

 

참여연대, 민변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국정원감시네트워크와 국가정보원 ’프락치’ 공작사건 대책위원회, 국가정보원 민간인사찰 대책위원회는 14일 국가정보원의 ‘프락치’를 이용한 민간인 사찰 및 사건조작 행위를 유엔인권 이사회에 알리는 진정서 내용을 공개하고, 향후 대응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찰 피해자들은 17일, 4인의 유엔특별보고관에게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및 사건조작행위가 국제인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진정서(Letter of Allegation)를 접수할 예정이다.

 

‘국정원 프락치 공작사건’이란 2014년 10월경부터 2019년 8월까지 국정원 수사관들이 제보자(프락치)에게 약 123회에 걸쳐 대략 1억6천여만원의 돈을 지급하고 ‘통일경제포럼’ 운영진으로 활동하게 하면서 민간인을 사찰하도록 지시한 사건으로 제보자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 이를 시민단체에 양심고백한 사건이다.

 

국정원의 이 같은 수법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등을 통해 그동안 비일비재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바 있다. 당시 국정원의 회유로 동료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자괴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프락치가 되기를 거부하다 군에서 의문사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 사건이 알려진 후, 과거의 유물로만 여겨졌던 프락치를 이용한 민간인 사찰이 ‘촛불시민혁명’에 의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국가정보원에서도 여전히 과거의 관행을 탈피하지 못하고 자행돼 왔으며, 민간인 사찰을 금지한 지금에도 그런 공작 인원이 잔존하고 음습한 방식이 답습되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제보자와 피해자들, 국가와 국정원 상대 손해배상청구 제기 예정

 

국가정보원 ‘프락치’ 공작사건 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 단장 김인숙 변호사(민들레법률사무소)는 지난 2019년 8월 폭로된 국가정보원 ‘프락치’ 공작 사건의 경과와 고소·고발 후 검찰 수사의 경과를 브리핑했다.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지난 10월 7일 서훈 현 국가정보원장 등 15명을 국가보안법 위반(직권남용 및 무고·날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죄(국고등손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죄 등으로 고소·고발한 바 있다.

 

김인숙 변호사는 현재까지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 수색 등 강제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등 수사가 다소 미진한 상황을 지적했고, 향후 피해자와 제보자를 대리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을 밝혔다. 향후 제기될 손해배상청구소송은 국가정보원의 민간정보원(‘프락치’)를 이용한 사찰의 위법성을 직접적으로 다투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다솔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팀장)와 국가정보원 ‘프락치’ 공작사건 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 신의철 변호사(법무법인 율립)는 피해자들이 제기할 진정 절차와 진정서의 내용을 설명했다.

 

류다솔 변호사는 사찰 피해자들은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의 개인진정’ 절차에 따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종교 또는 믿음의 자유’ ‘프라이버시’ ‘테러방지와 인권보장’ 등 총 4인의 특별보고관에게 진정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 변호사는 진정 이후 절차에 대해 특별보고관은 정부에 진정서에 관한 질의를 하고 답변을 요구할 수 있으며, 공개성명을 발표하거나 정부에 ‘긴급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의철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접수할 진정서 초고를 공개하며 그 내용을 설명했다. 해당 진정서는 한국 사회에서 국가정보원이 과거로부터 민간인 사찰과 사건조작을 자행한 권력기관임을 설명하고, 국정원이 제보자를 포섭한 구체적 경위, 사찰지시 및 가상의 ‘지하혁명 조직’ 창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조작 등 국정원의 구체적인 범죄행위를 밝히고 국정원의 사찰 및 사건조작행위가 국제인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또한 국제인권법 위반과 관련, 국정원의 사찰 및 사건 조작행위가 세계인권선언 및 자유권규약이 규정하는 의사와 표현의 자유, 양심과 신념의 자유, 프라이버시에 관한 권리를 침해함과 동시에 ‘테러방지와 인권보장’ 특별보고관이 금지하는 차별적 프로파일링이자 적법절차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아울러 피해자들이 진정을 통해 유엔에 다양한 권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이번 유엔 진정을 통해 특별보고관에게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및 조작행위 전수조사와 관련 조사결과 공개, ▲국정원의 대가를 지급하고 회유한 민간정보원 활용 방식의 내사, 수사 금지, ▲국정원이 작성한 프로파일링 및 감시 리스트 삭제, ▲국정원이 정보기관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국외정보 수집기관으로 개편 ▲국정원의 보안업무 기획, 조정 권한을 폐지,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업무 폐지, ▲범죄에 대한 수사권-특히 국가보안법 수사 권한-을 검찰 또는 경찰에 이관, ▲국정원을 감독할 권한을 가진 국가 정보위원회의 역할 제고 등 민주적, 독립적 감독체계 마련, ▲국제인권법에 어긋나는 현행 국가보안법 폐지 또는 개정, 국제인권법에 부합하는 다른 안보 수단 마련 등을 요구했다.

 

사찰 피해자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국정원 대공수사권·국보법 폐지 등 권고  

 

자신을 평범한 회사원이라 소개한 진정인이자 사찰 피해자인 임준우씨는 “이번 사건이 세상에 밝혀지기 전까지는 개인의 일상이 누군가에 의해 들여다보여지고 감시당하는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던 일이 수 년 동안 지속됐다”며, 특히 그 감시가 통일경제포럼에서 만나 친해진 후배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독서활동, 출장 등 자신의 일상이 국정원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작될 뻔 했다는 사실에 큰 공포를 느꼈으며 지금도 일상에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명정한 진상조사와 그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 국정원에 대한 전면개혁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이은미 팀장은 이 사건 해결을 위해 국정원법 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팀장은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수사권을 갖고 있음으로써 인권침해와 간첩조작 같은 불법행위가 오랜 기간 반복 되는 것”이라 지적하고, “국정원의 수사권 이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고, 청와대가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방안의 핵심내용 중 하나”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 팀장은 나아가 “수사권 이관를 포함한 국정원법 개정 논의는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국정원법 개정이 미진한 답답한 상황을 지적하고, 국정원감시네트워크가 국회에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국정원법 처리를 촉구했음에도 국정원 개혁을 사실상 뒷전으로 미뤄 온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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