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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삼국사기’, 이름 바로잡아라!!

  • 기사입력 2020.02.06 21:26
  • 기자명 오재성(우리역사연구원 학술위원)

2018년 2월 22일자로 지정된 국보 322-1, 322-2호의 이름은 『삼국사기』다. 그런데, 그 책 표지는 ‘삼국사’다. 자신들도 좀 께름칙했는지 홈페이지에 책 표지 사진은 올리지 않고, ‘삼국사기 목록’이라 적힌 내지 사진만 올려놓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의 한심한 행동이다. 일본인들이 볼 때 자신들이 조작해놓은 『삼국사기』라는 책이름을 국보에까지 그대로 쓰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우습게 보일까를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진다.

 

『삼국사』 모든 판본의 책 표지는 ‘삼국사’이며, 『고려사』 인종 23년의 ‘김부식이 삼국사를 편찬해서 올렸다’는 기록, 『동문수』에 적힌 김부식의 ‘삼국사를 올리는 글(進三?史表)’, 재 판본을 찍은 김거두의 발문, 『조선왕조실록』의 29회 기록, 정약용의 『아방강역고』와 대한제국 때 편찬한 『증보문헌비고』 인용서목에서도 『삼국사』라고 했다. 대한제국 때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을 『삼국사』라고 불렀다는 증거들이다.

그런데, 1909년 일본인 세키오가 ‘조선군서대계(朝鮮群書大系)’의 첫 책을 출판하면서 처음으로 『삼국사기』라고 했으며, 그 뒤 1913년 동경대학 문과대학의 사지총서본(史誌叢書本), 1931년 조선고서간행회본이 그대로 이었다. 일본인들이 ‘삼국사기’라고 사기(詐欺)를 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처음 1914년 최남선이 편수ㆍ교감한 조선광문회의 일역  『삼국사기』를 발행했고, 1940년~1977년까지 이병도가 『역주 삼국사기』 전권을 출판했으며, 1961년 김종권, 1971년 이재호 등 1910년대 이후 우리나라 학자들이 출판한 책의 제목도 ‘삼국사기’였다. 현재 역사교과서를 포함한 모든 교과서나 학자들의 논문, 사전류 등에서도 ‘삼국사기’로 통용되고 있다.

문제는 나라에서 1970년, 1981년에 보물로 지정했다가 2018년 국보로 승격 지정하면서도 타당한 이유 설명도 없이 ‘삼국사기’라고 한 데 있다.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제기해도 우리 문화재를 제대로 보존해야 할 문화재청에서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을 믿을 수 없다’는 억지까지 쓰면서 20세기에 일본이 만든 ‘삼국사기’라는 이름을 고집하는 이유는 알 수가 없다. 뭔가 숨은 배경이 있는 듯이 느껴진다.

새해에는 이에 대한 국민적 토론을 통해 바로잡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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