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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 기사입력 2020.02.13 13:37
  • 기자명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 두 번은 경험해 보았을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부분은 증상이 경하고 자연히 소실된다. 하지만, 중증의 경우에는 갑자기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하며, 심한 구토와 어지러움을 호소하기도 하며, 균형을 잃고 쓰러져서 골절 등의 이차적인 손상을 입기도 한다. 특히 어지럼증은 나이가 많을수록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어지럼증이란 특정한 단일 질환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질환 및 상태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따라서 어떤 원인에 의해 어지럼증이 발생했는지를 감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평형기능장애, 뇌졸중, 심혈관계 질환, 내분비계 질환, 심인성 원인, 약물 부작용 등 매우 다양하나, 이중 평형기능장애가 가장 흔한 원인이 된다.

평형기능이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움직일 때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물체가 흔들리지 않고 똑바로 보이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시각, 말초 전정감각, 체성감각 그리고 이를 통합하여 조절하는 중추신경계를 통해 조절된다. 평형기능을 조절하는 신경계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은 귀의 평형기관(전정기관)의 장애로 발생하게 된다.

귀는 청각기능과 평형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중 평형에 관계된 기관이 귀 안쪽 깊숙이 자리를 잡은 전정기관(위치감각)과 반고리관(회전감각). 전정기관이라는 주머니에는 림프액이 흐르며, 그 속엔 석회질의 작은 알갱이(이석)가 담겨 있다.

몸의 위치가 바뀌면서 이석이 함께 움직이면서 감각세포의 털을 자극하고, 이 정보를 전달받은 소뇌가 반사적으로 몸의 평형을 유지토록 한다. 마찬가지로 반고리관에도 림프액이 들어있어 사람의 동작에 따라 출렁이며 감각세포의 털을 자극한다.

‘어지럼증과 알레르기’는 언뜻 관련이 없는 듯 보인다. 실제 양방에서도 알레르기를 어지럼증의 선행질환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40년간 본원을 내원한 어지럼증 환자의 대부분은 코, 피부 등 알레르기 증상을 한두 가지 가지고 있었으며, 치료를 하면 어지럼증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도 함께 개선되는 경우가 많았다.

알레르기에 주목한 것도 면역질환이 상피세포에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인데,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경우 코 점막이 부어오르며 콧물이 쏟아지는 것과 같이, 귀 역시 알레르기의 미묘한 반응이 림프액이나 이석의 위치에 변화를 일으키고 이것이 어지럼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 병을 현훈증(眩暈症)이라고 한다. 현훈증의 원인은 첫째, 분노나 억울한 감정 등이 지나쳐 정신적인 안정을 깨트리고 그 영향이 귀에 미치어 나타나는 경우, 둘째로, 음식의 부절제로 인한 담음(痰飮; 인체에 존재하는 진액이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지 못하여 체내에 노폐물로 남아있는 것을 지칭하는 한의학 용어)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 담음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현훈증 환자들의 맥(脈)을 관찰하면, 간(肝), 비(脾), 위(胃), 신(腎), 소장(小腸), 대장(大腸)에서 특별히 미세하거나 긴장된 맥을 본다. 이때 마음을 안정시키고 소화기계의 평형을 유도하는 약물요법을 시행하여 좋은 결과는 보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침구요법이나 약침요법, 추나요법 등을 병행하면 더욱 치료성적이 우수하다.

어지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술, 담배, 커피, 설탕 등을 삼가는 담백한 식사 습관이 필요하며, 화장품, 향수, 락스 등 향이 강한 용품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정식적으로는 지나친 정신적 긴장을 피하고 적극적이고 밝은 인생관 가지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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