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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가야사 복원, 임나일본부설 부활이 목적이었나?

국립박물관 가야특별전시회는 임나일본부설 전시장

  • 기사입력 2020.02.22 09:54
  • 기자명 박정학/역사의병대 총사령

국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2019.12.3.부터 2020.3.1.까지 ‘가야본성-칼(劒)과 현(絃)’이라는 이름의 가야 문물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곧 이어서 부산과 일본에서도 전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시회의 목적이 ‘가야사의 역사적 의의를 새롭게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한 만큼 많은 훌륭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지도와 연표 등에 ‘가야=임나일본부였다’는 내용이 나타남으로써 ‘문 대통령이 가야사 연구를 지시한 후 2년 반 동안 연구하여 새롭게 소개하는 주안점이 임나일본부설 부활이었느냐?’면서 문대통령에게까지 바난의 불똥이 튀고 있다.

지난 2월 4일의 미사협 대표자회의와 2월 19일 역사의병대의 날 모임에서 2월 25일 비판 학술대회와 국민대토론회까지 개최하기로 했으므로 비판여론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강력한 힘의 상징인 제철기술을 가지고 왜의 속국?

이 전시회는 공존, 화합, 힘, 번영이라는 네 주제에 맞추어 삼성미술관 리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등 총 31개 기관이 출품한 가야 문화재 2,6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가야의 문화는 삼국시대와 다른 매우 독특한 문화였다는 것을 많은 유물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제3전시관인 ‘힘’ 전시관에서는 부제인 '칼'이 상징하는 철의 나라 가야의 힘을 여실이 보여주는 국보 275호 말 탄 무사모양 뿔잔과 철갑옷, 말 갑옷, 각종 무구류를 전시하여 가야의 제철 기술이 삼국 못지않게 뛰어 났음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가야본성-칼과 현 홍보 웹자보 © 국립중앙박물관

그런데, 문제는 2017년 6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강조한 후 2년 반의 연구를 거쳐 나온 결과가 이 전시회라면, 이런 뛰어난 제철 기술의 가야가 제철기술이 없었던 야마토왜의 속국이었다는 잘못된 일본 우익들의 임나일본부설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치는 데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가 3월 초에 끝나고 이어서 부산 전시를 거쳐 일본 지바현 국립역사민속박물관, 후쿠오카현 규슈국립박물관에서 순회전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국내가 아니라 일본에까지 가서 문재인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가야사가 임나일본부사라는 것을 새로 정립했다고 자랑하러 가는 것 같아 참담한 생각이 든다.

가야전시회인가 임나일본부 전시회인가?

이 전시회의 전시 내용 중 가야=임나라는 임나일본부설을 인정하는 내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전시회의 제목인 ‘가야본성(加耶本性)’의 ‘본성’이라는 말이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하다. 옆의 Spirit라는 영문을 보고나서야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우리나라 영한사전에서 ‘spirit’은 정신, 영혼, 마음, 기분 등을 의미하지 본성이라는 해석은 없다. 우리식 단어가 아니라 일본식 표현일 것 같은 의심이 간다.

 '고대 한반도와 왜를 잇는 바닷길'  © 국립중앙박물관

둘째, 가야는 42년부터 562년까지 존재했었는데, 프롤로그에서는 ‘신화에서 역사로’라고 하여 ‘수로가 가야를 세운 과정은 신화로 남아 있다’고 하여 단군신화에 이어 42년 3월의 가야 건국도 신화라고 표기하고 있다. 4전시실의 ‘고대한반도와 왜를 잇는 바닷길’이라는 지도에는 한반도 남반부에 진한, 변한, 마한이, 그리고 북반부에 대방, 낙랑만 표기하고 있다. ‘초기에 변한 12국이 있었다. 3-4세기에 이르러 변한은 가야로 성장한다’는 박물관 설명문에서 대략적인 시대는 어렴풋이 짐작이 가지만, 서기전 1세기에 건국된 삼국이 건국을 표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삼국을 나라로 인정하기 싫은 일제의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을 고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북쪽은 중국 식민지, 남쪽은 임나일본부로 우리 역사를 시작하는 일제의 수작이다.

셋째, 연대표를 보면 『일본서기』의 ‘왜(倭)’를 ‘가라국’으로 대체해놓고 있다. 즉, 대가야와 왜를 동일시하고 있으니 바로 가야=임나일본부라는 임나일본부설이다. 그리고 그런 역사 내용의 출처로서 ‘서기’와 ‘사기’라는 책이름이 등장한다. ‘사기’는 『삼국사기』, ‘승람’은 『동국여지승람』을 줄여서 쓴 말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책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기’는 ‘일본서기’를 줄여 쓴 것으로 짐작은 가지만, 일본사람들로서는 앞 ‘일본’이 자기나라이므로 『일본서기』를 그냥 ‘서기’라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서기’라고 부르지 않는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없고 『일본서기』에만 나오는 내용을 연대표에 표기한 것부터 잘못이지만, 일본에서조차 엉터리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일본서기』의 사료적 가치를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보다 더 높이 평가하면서 거기에 들어 있는 임나일본부설의 뿌리를 인정하는 잘못된 역사인식이다. ‘일본서기’라고 쓸 경우 이런 의도가 바로 들통이 날 것 같으니 슬쩍 돌려쓴 것은 아닐지 의심이 간다.

넷째, 『삼국유사』 가락국기 마지막 부분에는 대가야 왕 10명의 재위연도까지 나와 있다. ① 수로왕(재위 42~199) ② 거등왕(199-253) ③ 마품왕(253~291) ④ 거질미왕(291~346) ⑤ 이시품왕(346~4O7) ⑥ 좌지왕(4O7~421) ⑦ 취희왕(421~451) ⑧ 질지왕(451~491) ⑨ 겸지왕(491~521) ⑩ 구형왕(521~532)이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야 연대표에는 346년에 즉위한 5대 이시품왕까지만 기술하고 있다. ‘일본서기에 신공황후가 369년 임나(가야)를 점령해 통치를 하다가 562년 신라에 의해 멸망했다’고 되어 있으므로 그 이후 10대까지는 임나일본부 기간이라 보아 뺐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철저하게 『일본서기』와 임나일본부설을 추종하는 황국사관이다. 이런 내용을 전시하는 국립박물관은 어느 나라의 박물관인지 의문이 생긴다.

삼국사기에는 나오지 않고 일본서기에만 나오고, 일본 교가서의 '임나의 변천'이라는 지도에 표기된 기문과 대사라는 지명이 나온다.    © 국립중앙박물관

다섯째, ‘공존’ 전시실에 있는 가야의 지도에는 『삼국사(기)』에는 분명하게 나오지 않고 『일본서기』에만 나오고 일본의 교과서의 ‘임나의 변천’이라는 지도에 표기된 기문(奇汶)과 대사(帶沙)라는 지명이 그려져 있다. 513년 백제의 요구에 따라 백제에 떼어주었다는 곳인데, 일본 교과서의 지도와 같은 곳에 그려놓았다. 이는 가야의 지도가 아니라 임나일본부의 지도다. 결국 국립박물관은 가야=임나라는 일본서기의 기록을 철저히 신봉하는 셈이다.

여섯째, 가야=임나라는 임나일본부설이 현재의 일본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면, 그것에 대한 비판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것을 증명해주기만 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혈세를 사용하는 기관으로 보기 어렵다. 더구나, 임나가 어디에 있었느냐에 대해서는 일본 우익의 한반도 남부설 외에, 이유립, 문정창 등의 대마도설, 최재석과 북한 학자들의 일본열도설도 있다. 대마도설과 일본 열도설이 일본서기의 기록과 맞아떨어지고 합리적이다. 문 대통령이 2년 반 전에 특별히 지시한 내용인데도 이런 비판은 하지 않고 오히려 ‘가야는 임나일본부였다’고 주장하는 전시회를 하는 데서 문재인 정부의 역사관을 의심하게 만든다.

임나일본부설에 동조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야 특별전은 당장 중단하고, 국립박물관장을 교체하며, 문제되는 내용을 수정하지 않은 상태로 부산이나 일본의 순회전시회를 하는 것은 취소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이 나서서 국민감사를 청구하고 국립박문관장을 형사고발해야 한다. 감독기관인 정부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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