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초등돌봄·유치원 방과후 교실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하라”

학교비정규직노조, 코로나-19 사각지대에 놓인 돌봄, 유치원방과후 대책 촉구

  • 기사입력 2020.02.26 22:15
  • 기자명 은동기 기자

-초등돌봄교실·유치원 방과후교실 안전매뉴얼, 대구·경북지역에 전면 휴교 요구
-돌봄교실 아동들과 유치원 방과후교실 유아들은 바이러스 감염에 무방비

“맞벌이 부부의 경우, 진짜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는 분들은 돌봄교실로 온다. 대통령도 교육부도 교육청도 우리에게 마스크 한 장, 손소독제 한병 지급하지 않고 있고, 증상자가 나왔을 때 어디에 신고하고 어떻게 아이를 이송할지 그 어떤 매뉴얼도 내려 주지 않으면서 마치 자기들이 돌볼 것처럼 확진자가 977명 까지 늘어난 오늘까지 모든 책임을 힘없는 우리들에게 지우고 있다”

확산 추세에 있는 코로나-19관련,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막상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인 돌봄교실 아동들, 유치원 방과후교실 유아들과 유치원방과후전담사, 특수종일제전담사 등 각 학급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로나-19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26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 유치원방과후 교길 안전 및 개학연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은동기 기자

지난 23일 교육부가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 확대로 인한 전국 유, 초, 중, 고 개학을 일주일간 연기 한다고 결정한 가운데, 민주노총 서비서연맹 산하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이하 학교비정규직노조)은 26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 유치원방과후 교실 안전대책과 개학연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학교비정규직노조는 3월 유초중고 개학시기에 맞물려 코로나 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교육현장의 문제들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교육부가 긴급돌봄대책까지 발표하며 개학을 연기했지만,  돌봄교실 아동들과 유치원 방과후교실 유아들은 바이러스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현실을 알리고, 특히 가장 심각한 상황에 처한 대구경북지역 현장노동자가 직접 보내온 심각한 내용을 폭로했다.

아울러 개학연기가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면서 방학 중 무임금인 학교비정규직의 임금 보전 대책을 함께 마련할 것을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방학 중에도 운영하는 ‘방과 후 과정’ 운영지침이나 대책 없어

학교 현장 발언에 나선 이상혜 인천 유치원방과후전담사는 코로나19의 지역감염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데도 방학 중에도 운영 중인 방과 후 과정에 대해서는 운영지침이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학교와 유치원이 방학 중이라 관리자가 없는 관계로 지침이나 공문이 현장에 전달되지 않아 정확한 복무지침이나 유아 아동의 안전대책이 현장에 마련되지 않고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휴업 여부도 검토되고 있지만 방과 후 과정은 예외라고 지적했다.

 이상혜 인천 유치원방과후전담사 © 은동기 기자

이 전담사는 이어 “일선 학교와 유치원들이 방학에 들어가고 휴업도 검토하는 등 구성원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방과 후 과정은 계속 운영되는 만큼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대책이 필요하며, 방학기간 중 운영되는 특수종일제 유아의 경우도 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특수유아의 부모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유한 특수종일제전담사에게 부모님에게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경우도 있고, 확진자의 동선과 같아 관리자에게 보고를 했으나 관리자의 답변이 없고 출근을 안 하는 상황이라 체온이 올라 체온계를 찍어 문자로 보내도 답조차 없으며, 확진자의 동선에 있는 학교에 출근하는 유치원방과후전담사가 출근 후 방역을 요구하자 5일 뒤 에나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는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교육청은 이렇게 무방비하고 현장을 혼란하게 하는 지침이 아닌 유아의 안전을 보장 할 수 있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전담사에 따르면, 방과후 과정은 방학 때도, 졸업식 이후에도 운영이 되고 공립유치원의 경우 하루 8시간씩,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9시 30분까지 유치원방과후전담사, 특수종일제전담사 등 각 학급의 비정규직이 8시간씩 교대로 운영되며, 이에 더해 서울의 경우는 오전7시에서 20시까지 운영이 되고 있다.

그러면서 “긴급돌봄은 국가의 위기경보 단계가 위험에서 심각으로 격상된 상황이지만 방역, 유아 안전대책을 결정 할 수 없는 비정규직인 유치원방과후전담사와 특수종일제 전담사의 몫으로 유아안전을 남겨두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담사는 교육부에서는 교직원은 출근하는 휴업이라고 이야기는 하고 코로나19로 학사일정 조정 안내가 내려오고 교사들의 신학기 집중준비기간 등의 일정도 일제히 단축됐지만, 방학 중에도 나오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대책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지적했다. 

“세상에 버려지는 것 같아 눈물이 난다”

두 번째 학교 현장 발언에서 상경하지 못하고 서면으로 대신한 임연미 대구 유치원 방과후전담사는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대구의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임 전담사에 따르면, 마트, 편의점에서는 물과 라면 등 생필품이 동났고, 마스크와 손살균제는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으며,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새벽부터 마트를 둘러싸는 길이의 줄을 서야 한다. 붐비던 출근길 지하철은 텅텅 비다 시피 하고, 자리가 있어도 앉지 않는다. 암 수술을 받은 초등돌봄 선생은 지난주까지 46명 아이들을 혼자 돌봤다. 마스크, 손소독제로 지급되지 않은 돌봄교실에서 아이들과 그 선생은 코로나19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로 있었다.

지난 주말 이후 아이들은 나오지 않고 있어 이 기간만이라도 재택근무를 희망하지만 그 마저 안 되고 있고, 수술과 항암치료기간 동안 연가, 병가, 병 휴직까지 다 사용해 출근하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지방공무원에 대해서는 코로나19바이러스 확산방지, 감염예방 공문을 벌써 2주전 시행했다. 공문 내용에는 “무증상자라도 감염이 우려되면 재택근무와 공가, 확진자는 치료기간동안 공가”를 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교육공무직. 학교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어떤 지침이 없이 학교가 문을 닫지 않는 이상 출근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진짜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는 분들은 돌봄교실로 온다”며 “대통령도 교육부도 교육청도 우리에게 마스크 한 장, 손소독제 한병 지급하지 않고 있고, 증상자가 나왔을 때 어디에 신고하고 어떻게 아이를 이송할지 그 어떤 매뉴얼도 내려 주지 않으면서 마치 자기들이 돌볼 것처럼 확진자가 977명 까지 늘어난 오늘까지 모든 책임을 힘없는 우리들에게 지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바이러스가 어른 아이, 정규직 비정규직을 가려서 오는 것은 아니다. 질병본부와 대통령이 대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코로나19바이러스가 타지역 확산방지 예방이 가능하다 했듯이 초등돌봄 교실과 유치원방과후 교실, 특수학교돌봄교실의 상황이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임 전담사는 “(대구,경북이) 세상에 버려지는 것 같아 눈물이 난다”며 정부와 교육청에 대해 ▲아이들에게 만이라도 마스크를 공급해 줄 것 ▲임산부와 병약자를 재택근무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 ▲진정될 기간만이라도 휴교를 해 줄 것 ▲이 어려운 시간 학교안 모든 가족들이 안전하게 살아 갈수 있도록 안전 대책과 최소한의 배려 차원에서 출근을 정지 시켜 줄 것 등을 호소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코로나-19대책에 대한 각종 요구사항을 담은 구호를치고 있다.  © 은동기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도 초등학교 돌봄교실과 유치원 방과후교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비켜가기라도 하듯 평상시대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몇 십명의 아이들을 한곳에 모아 돌보는 것이 맞는지, 초등돌봄전담사, 유치원방과후전담사 등 노동자들의 안전은 어떻게 담보해야 할지에 대해 교육현장에서는 여러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지난 메르스 사태에서도 돌봄전담사는 감염 위험 속에 돌봄교실을 지켰고, 방학 중 태풍이 와도 학교비정규직은 학교를 지켜야 하는 비상상황에서 교원에 대한 복무지침은 있어도 교육공무직에 대한 복무지침은 없었다고 지적하고, 교육공무원법 제 41조 연수 규정에 따라 출근하지 않고 유급으로 방학을 보내는 교사에 비하면 학교비정규직이 현장에서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대부분 시간제노동자인 돌봄전담사들은 처우는 열악한데 책임은 늘 무한 책임이라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국가적인 위기상황일수록 비정규직 차별이 없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구체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초등돌봄교실과 유치원 방과후교실에 대한 코로나19 안전매뉴얼 마련 ▲마스크, 손소독제, 체온계 등을 돌봄교실에 신속히 공급 ▲대구, 경북지역에 대한 전면적 휴교조치 ▲맞벌이 학부모들의 가족돌봄휴가 유급 보장 ▲개학연기에 따른 학교비정규직 임금손실 대책 마련 ▲휴업 조치에 따른 휴업수당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사회
경제정의
정치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