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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난민캠프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정부 지원 촉구

취약자들 우선 지원하는 ‘한국형 방역 모델’의 원칙이 돼야

  • 기사입력 2020.05.16 14:05
  • 기자명 차수연 기자

세상에서 가장 큰 난민캠프인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캠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촌 쿠투팔롱. 10명 중 4명은 12살 미만의 어린아이다.   © 유엔난민기구

국제민주연대, 민변,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2개 여성·인권 시민단체들은 15일 성명을 통해 로힝야의 아픔과 연대하고 이들의 고통을 경감하기 이들에 대한 위해 정부의 인도적 지원을 요구했다. 

단체들은 유엔과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동안 로힝야 난민캠프 출입을 통제하고 식량 배분과 의료 지원 등 생명유지 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을 중단시키고 코로나의 캠프 유입을 차단해 왔으나 최근 한 달 새에 로힝야 난민캠프가 위치한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에 120여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750여 명이 격리되는 등 코로나가 지역사회로 점차 확산되는 양상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현장의 일부 로힝야 활동가들에 따르면, 캠프 내 마스크, 비누, 손 세정제와 같은 개인 예방 물자의 배분은 매우 드물고 유엔기구와 일부 NGO에서 비누는 배분하였으나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배분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유엔 ISCG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은 지난 5주간 165만 건의 예방교육을 실시했음에도 캠프 내 상당수는 코로나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예방수칙을 모르거나 이를 생활 속에서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로힝야 캠프 내 의료체계가 미비하여 앞으로 코로나 대응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유엔 ISCG에 따르면, 캠프와 캠프 인근의 지역사회에 격리 침상 231개, 격리시설 내 1,340개 침상이 구비됐고, 캠프 내에서의 치료시설은 여전히 준비 중이다. 뿐만 아니라 숙련된 의료인과 보건인력의 개인보호구 등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제대로 된 의료 대응이 어려운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코로나가 로힝야 캠프 내에 추가로 확산될 경우 로힝야 난민들은 전문 의료시스템의 도움 없이 스스로 코로나와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단체들은 또 로힝야 난민캠프는 인구밀도가 매우 높아 코로나 확산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힝야 캠프의 1km² 당 인구는 4만 명으로 중국 우한의 6.7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의 1.6배에 달한다. 실제 로힝야 난민들의 임시 거주공간의 크기는 1인당 0.99 m²이고, 이는 인도적 상황에서의 최소 기준인 1인당 4.1m²에 상당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 코로나의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글라데시 정부와 유엔이 캠프 내 난민의 생활과 핵심 활동을 더욱 통제할 경우, 로힝야 난민들은 식량과 생활필수품에 대한 접근에 심각한 제약이 가중될 수 있어 코로나의 위협은 곧바로 또 다른 형태의 생존 위기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단체들은 이 같은 엄중한 상황에서 로힝야의 아픔과 연대하고 이들의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 정부에 대해 지금 즉시 로힝야 캠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결정할 것을 촉구하며 “취약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우선 지원하는 것이 소위 한국형 방역 모델의 원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또 로힝야 캠프에서 유엔기구와 국제 NGO의 역할은 절대적이지만 이들의 활동이 미치지 못하거나 포괄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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