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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입국청소년에 대한 지역사회의 세심한 관심과 지도 필요

  • 기사입력 2020.05.18 18:53
  • 기자명 JG 사회복지연구소 이진경 대표

 

▲ 이진경JG사회복지연구소 대표    

한국사회에 중도입국청소년이 늘고 있다. 결혼이주에 이은 연쇄이주이며 그에 따른 가족 구성원들이 다양해지는 것이다.

중도입국청소년이란 이주배경청소년의 한 유형이며 「청소년복지지원법」 제 18조에 의해 정의되어 있다. 이주배경청소년에 대한 지원은 「다문화가족지원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다문화가족의 청소년과 그 외, 국내로 이주하여 사회 적응 및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의미 한다.

한국사회의 국제결혼 특징은 한국남성과 외국인여성의 혼인이 2019년 기준 73.2%를 차지한다. 중도입국 청소년 대부분이 결혼이민자(혼인귀화자 포함)의 전혼(前婚) 관계에서 출생한 외국인 미성년자녀로 외국인 등록 후 체류하는 자녀들이 포함된다. 다시 말하면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남성에게 의붓자녀이다.

중도입국청소년들은 모국에서 가정 해체와 방임을 겪었으며 정서적으로 민감한 성장 시기를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 부모와 떨어져 방치되기도 한다. 더욱이 정서적 결핍감과 간혹 교육적 공백이 있는 경우도 있고, 한국사회로의 이주에 대한 사전 준비 없이 타의적으로 입국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 배려가 필요함은 안정적인 체류자격이거나 한국국적을 취득하여 완전히 정착하여 살고 있는 부모를 따라서 그들 또한 영구적인 구성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중도입국청소년은 20,073 명으로 33%가량이 학교에 가지 못했다. 한국어와 서류입증의 어려움이 공교육 진입과 취업까지 어렵게 하며 4명 중 한명은 은둔생활이다.

중학교 교사인 친구는 중도입국청소년에 대한 학습 및 생활지도에서 문화차이로 인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태국출신 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을 때,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안절부절 못하기에 당황했던 일이란다. 정수리에 ‘콴’이라는 수호 정령이 살고 있다고 믿는 그들의 문화를 미처 이해하지 못한 점과, 선생님의 관심이고 칭찬이었다는 것을 학생도 몰랐기에 상호문화수용이 필요함을 바로 깨달았다고 한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에게 기술교육을 실시하는 다솜학교 선생님 한분의 경험 중 하나는 이러했다.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일까 물었더니, 대답대신 몽골출신 학생은 ‘칸의 후예(後裔)’ 라며 영토의 점령 역사를 얘기 하고, 미국을 이긴 민족이 바로 베트남인 것을 모르냐며 베트남 학생은 자신감을 내세우고, 중국의 중화사상과 복수문화, 러시아의 한때 세계를 이념으로 양분하던 역사, 그 외, 다양한 출신의 모국 역사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나마 학교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이들에게 한국어와 한국역사,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제도권 안의 다문화청소년이니 다행이라고 했다.

며칠 전 지하철역에서 스마트 폰 노선도에 동그랗게 표시한 목적지를 보여주며 지하철 타는 방향을 묻던 중도입국청소년은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약간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눈빛은 여전히 불안함을 거두지 못하고 계단을 내려갔다. 이들의 교육 진입이 방치 되지 않도록 정부기관에서 제도 마련이 더디다면 공교육의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지역사회 민간기관들의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이 와중에도 한국어와 기술까지 잘 배워 취업한 후 장학금까지 기부하는 중도입국 청소년이 있다. 좋은 가정 분위기를 위해 노력하는 한국 아버지와 외국어머니가 중도입국한 자녀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남다른 교육열을 보일 때, 한결같이 성공적인 한국사회 적응사례로 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구성원을 위해 세심하게 살펴 지지하고 응원하는 일은 서로 건강한 지역사회 공동체의 안정망이 되어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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