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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이버 공격 목표 : 메가시티 라이프라인(Life Line)

  • 기사입력 2021.06.21 15:31
  • 기자명 조상근
▲ 조상근 정치학 박사  (사)미래학회 이사   

라이프 라인(Life Line)은 인간 활동의 기본 공간인 도시의 기능에 근간이 되는 통신, 전력, 에너지, 상・하수도, 운송 및 교통망 등을 선 형태의 네트워크로 구성하는 사회기반 시설을 의미한다.

지난 5월, 미국에서 라이프라인 중 하나인 송유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다.  러시아 해킹조직으로 추정되는 다크사이드(Darkside)가 5,500마일에 달하는 미국의 ‘Colonial Pipeline’을 랜섬웨어로 공격한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동남부 지역의 에너지 공급이 중단되었고, 곧바로 해당 지역의 교통, 의료, 물류 등에 영향을 미쳐 급기야 경제활동 마비뿐만 아니라, 사회혼란까지 야기하였다.

회사 측은 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해킹조직에게 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복구 작업은 진행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사이버 공격으로 라이프라인의 작동이 중단된다면 복구까지 상당한 예산과 노력이 소요되고,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시 국가 차원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술한 상황은 1,0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메가시티에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라이프라인들이 촘촘하게 네트워크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도시지리에 따라 한 곳으로 집중되기도 하고, 한 곳에서 여러 곳으로 분산되기도 한다. 이렇게 라이프라인들이 이합집산(離合集散)되는 지점은 일종의 핵심노드이다.

이런 핵심노드들은 거대도시의 지하공간에 드넓게 산재되어 있어서 물리적인 접근과 통제가 사실상 제한된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원격으로 제어되는 핵심노드는 사이버 위협의 주요 목표가 되기 쉬운 것이다. 핵심노드를 거대도시의 급소라고 부르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미래 메가시티 안전보장은 라이프라인의 핵심노드를 보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다행히 전술한 미국의 사례로 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다음과 같은 다양한 대비책들이 강구되고 있다.

첫째, 인터넷망으로부터 분리된 라이프라인 전용망 구축.

두 망이 연결되어 있을 경우, 해커들은 렌섬웨어를 라이프라인망에 침투시킨 후 원격접속을 통해 라이프라인을 제어할 수 있다. 이번 미국 ‘Colonial Pipeline’ 사건도 이와 유사한 방법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라이프라인 전용망을 구축한다면 인터넷망으로부터 전염되는 바이러스, 악성코드 등을 물리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라이프라인 핵심노드의 블록체인(Block Chain)화.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특정 블록으로 나누고, 이것들을 사슬 구조로 연결하여 데이터를 위조하거나 조작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핵심노드를 제어하는 C2(Command & Control)와 핵심노드 사이에서 오고 가는 데이터를 블록화한다면, 해커들의 접근과 원격제어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기존 암호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을 상호 조합(Intercombination)하여 운용한다면, 핵심노드의 보안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셋째, 국제사회와의 사이버 방호체계(Cyber Quad) 구축.

미국은 2009년부터 악성 악성코드 계보를 파악하여 이를 축적하는 사이버 게놈(Genome)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덕분에 사이버 공격 주체와 의도를 파악하는 시간이 단축되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우리가 사이버 게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국제사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정보를 교류한다면, 사이버 공격에 대한 예측, 즉응 및 신속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

수도권에 이어 중부권과 동남권에 새로운 메가시티가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메가시티의 생명선인 라이프라인(핵심노드)을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전술한 것처럼 사이버 공격의 피해는 국가안보 차원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만이 초국가・비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메가시티를 보호할 수 있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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