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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개발은 생태공원을 빙자한 한미동맹지우기?

  • 기사입력 2021.06.21 15:36
  • 기자명 장순휘
▲ 장순휘(정치학박사, 한국문화안보연구원 이사)  

 주한미군(USFK)의 ‘용산기지’ 주둔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1953년 허용되어 올해로 68년을 맞고 있다. 과거 정부는 2004년 ‘용산미군기지 이전협정’을 통해 현 미8군의 주둔지 118만 평을 반환받기로 했고, 2005년에는 그중에서 74만 평을 ‘용산 민족공원’으로 조성키로 했다. 그리고 2007년 7월 ‘용산공원 조성특별법’을 제정하고 ‘용산공원 조성추진위원회’를 발족, 국토교통부를 책임부서로 공원 조성작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업의 추진동력이 떨어지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15여년이 경과하고 있으며, 주변의 해방촌과 동부이촌동을 비롯한 주거지역에 부동산투기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그후 2016년 국토교통부가 기존계획을 전면백지화하고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방침을 변경한 상태로 추진 중이다. 현재 2019년부터 1조 2000억원을 투입하여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완성해 나갈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공원조성(안)은 2006년 ‘시민환경단체 의견서’에서 용산기지를 외국군대가 점유해 온 ‘오욕의 땅’으로 매도하면서 런던의 하이드파크(Hide Park)나 뉴욕의 센트럴파크(Central Park) 같은 생태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기존 건축물을 완전 철거, 연못과 숲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서울시와 용산구의 발전을 위한 공원조성계획이라기 보다 이데올로기적 투쟁이 내재된 반미감정(反美感情)이 깔린 매우 우려스러운 개발방침으로 비정상적인 계획변경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부수고 없애는 것만이 상책일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시내 한복판에는 치욕스러운 일제의 역사와 폭정을 상기시키는 '서대문 형무소'가 있다. 이 형무소는 일제시대 건물이지만 역사적 기념관으로 탈바꿈한 뒤 후손들에게 호국선열의 얼과 나라사랑의 교훈을 되새기게 하는 교육의 도장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는가? 

6·25전쟁 당시 북한공산군의 침략으로 백척간두의 위험에 처한 대한민국을 돕고자 연합국의 일원으로 참전한 미군은 무려 54,246명의 전사자와 10만여 명의 부상자를 감수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주었다. 그후 용산기지는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국방안보의 ‘메카’이자 한미동맹(ROK/US Alliance)을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잡아 왔다고 할 수 있다. 그곳에서 대한민국의 안전과 안정이 지켜왔지 않는가? 결코 ‘오욕의 땅’도 ‘굴욕의 땅’도 아닌 자유와 평화를 지켜온 한미연합 군사전략의 산실로 존재해 온 땅이며, 휴전의 당사국인 유엔군을 대표하는 유엔군사령부(UNC)와 미8군사령부, 굳건한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한미연합사령부(CFC ROK/US)가 존재하는 국방전략전술의 살아있는 전설을 안고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이곳의 주요군사시설이 캠프 험프리스(CP. Humphreys)자리를 떠났다고 집안 청소하듯이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유기(遺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용산공원조성 특별법’ 제2조(기본개념)에 ‘민족성, 역사성, 문화성’이 균형적인 가치로 전제되어있다. 그런데 참여정부에서 ‘민족성’을 앞세워 ‘역사성, 문화성’을 말살하는 방향으로 고집스럽게 밀어왔는데, 잠시 보수정권에서 멈칫하다가 현정권에서 공약으로 선정하여 이념적인 불균형으로 추진하는 것은 위험한 ‘한미동맹 지우기’라고 할 것이다.

특히 법적으로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있는데 국방부는 국방장관이 추진위원으로 형식적인 참여만할 뿐 국방안보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용산기지를 넘기면서 주인으로서의 역사의식도 없이 격안관화(隔岸觀火)하는 것이 안타깝다. ‘용산공원조성추진 자문위원회’에도 단 1명의 책임관을 파견하지 않고 남의 일보듯이 한다는 것은 실로 개탄스럽다고 안할 수 없다. 

  따라서 국방부의 의지에 따라서 서울시민을 위한 녹지공간 속에 문화공원과 생태공원을 추진하면서 기존의 건축물을 재활용한 역사공원의 안보테마를 조성할 수 있다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극좌단체의 목표대로 미군사용시설이 싹쓸이 파괴공작의 대상이 되어서 역사적 존안가치가 있는 다수의 시설과 건축물이 제거에 촛점을 맞추어 ‘한미동맹 역사지우기’를 한다면 그것은 현 정권의 정치적 무리수로 남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더 늦기 전에 국방부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막아야한다. 

  물론 우리도 미국의 수도 워싱턴 한복판에 자리잡은 ‘네이셔널몰(national mall)’ 같은 시민들의 공원이자 휴식처이며, 관광명소로서의 ‘명품공원’을 조성할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이미 용산기지 주변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쟁기념관 및 용산가족공원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안보테마’와 연관된 역사성을 살리고 예산의 절감을 위해 한미연합사령부 건물을 살려서 ‘한미동맹기념관’과 미8군사령부건물을 활용하여 ‘일제침략역사관’ 및 미합동군사업무단(JUSMAC-K)건물을 ‘유엔군참전기념관’을 건립한다면 용산공원은 안보역사를 품은 문화관광명소로 재탄생할 것이다. 

  특히 2023년 휴전 70주년을 기념하여 ‘한미동맹기념관’을 건립한다면 한미 양국 상호존중과 배려의 의미와 더불어 ‘21세기 포괄적·전략적 동맹’의 완성도 될 것이다. ‘한미동맹기념관’과 ‘유엔군참전기념관’ 그리고 ‘일제침략역사관’을 세운다면 인접 전쟁기념관과 함께 국가안보문화의 메카로서, 국민교육 도장으로서 용산공원 건립에 국가적 브랜드 이미지를 더할 것이다. 

  올해는 6·25전쟁 71주년과 동시에 휴전 68주년이다.  유엔군의 참전을 기념하는 ‘유엔군 참전기념관’과 한미동맹을 기념하는 ‘한미동맹기념관’이 없었다는 것조차 참 부끄러운 일 아닌가? 그 명칭도 ‘용산공원(Yongsan Park)’보다 ‘용산 글로벌공원(Yongsan Global Park)’로 세계화로 개칭하여 시민에게 돌아와야 한다. 이 일에 용산구, 서울시청, 국방부는 안보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와 전면 재검토해야한다. 국방부는 한미동맹지우기를 막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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